주식매매계약 임박… 산은 상반기 중 마무리외부자금조달 필요… 유증.회사채 발행 검토팬오션 주가하락에 자금조달 빨간불HMM 노조 반발 등 악재 계속
  • ▲ HMM 프레스티지호ⓒ뉴데일리DB
    ▲ HMM 프레스티지호ⓒ뉴데일리DB
    팬오션의 HMM 주식매매계약(SPA)를 앞두고 자금조달방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조4000억원에 달하는 매각대금을 상반기 중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험난한 과정이 예상된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MM 인수주체인 팬오션은 자금조달을 위한 유상증자를 준비 중이다. 6조4000억원 매각대금 중 함께 컨소시엄을 꾸린 JKL파트너스가 가져올 자금과 금융권에서 빌릴 인수금융을 제외하면 팬오션이 감당해야 할 자금은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매각 측인 산업은행은 당장 1분기 내 1조원은 마련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매각속도를 높여 상반기 내 거래를 종결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팬오션의 현금성 자산은 4063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1938억원 감소했다. 지주사인 하림그룹의 연결기준 현금성자산도 9833억원에 그친다. 3조원을 채우려면 적어도 2조원 이상을 외부에서 끌어와야 하는 셈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자금우려는 전혀 없다"고 자신하고 있다.

    2조원은 현재 팬오션 시가총액과 맞먹는 금액이다. 팬오션 주가는 지난달 18일 HMM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4555원에서 3590원까지 떨어졌다. 불과 보름여 만에 시총 5000억원 이상이 증발한 것이다. 주가하락은 유상증자 발행가를 떨어트려 자금조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팬오션의 실질적인 재무 부담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인수 금액과 자금조달 방안, 주주 간 계약 내용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면서 "주주 간 계약상으로 HMM의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완전히 통제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재무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HMM 노조 측도 팬오션의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마련에 반발하고 있다. 노조는 성명성를 통해 "팬오션이 제시한 인수자금 조달계획 중 유상증자는 자기자본이 아니다"며 "이를 규제하지 않는 금융당국 역시 방관의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상증자 성공을 위해선 구체적인 자금조달 방안과 인수 후 사업 구상 계획 공개를 통해 적극적인 투자유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하림그룹은 HMM을 글로벌 5위 국적선사로 키우겠다는 비전을 내놨지만, 현재 글로벌 컨테이너 시장 점유율은 3% 수준에 그친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유상증자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된다면 현재 주가는 저가매수의 기회(밸류에이션 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