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16.7% 줄었지만 타격 덜해...삼성 -37.5%AI 등에 업은 엔비디아, 사상 첫 5위권 안착SK하이닉스 6위로 밀려작년 세계 반도체 매출 11% 줄어...메모리 시장 37%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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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이 2년 만에 삼성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최강자 자리를 되찾았다. 지난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 매출이 37% 역성장하며 삼성은 2위에 만족해야 했다. AI 반도체로 무섭게 성장하는 엔비디아는 처음으로 매출 상위 5위에 올랐다.17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Gartner)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해 전 세계 매출 기준 반도체 공급업체 1위에 올랐다. 인텔의 지난해 반도체 매출은 487억 달러(약 65조 원)로 전년 대비 16.7% 매출이 줄었지만 전체 시장 플레이어들이 더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하며 1위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지난해 시장 점유율은 9.1%다.2위는 인텔에게 2년 만에 자리를 내준 삼성이다. 삼성은 지난해 399억 달러(약 53조 4000억 원)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7.5% 가까이 매출이 줄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 전반이 약세였던 영향이 상당했다. 시장 점유율은 7.5%로 인텔로 1%포인트(p) 넘게 벌어졌다.삼성의 뒤를 퀄컴과 브로드컴이 이었다. 지난해 각각 290억 달러, 256억 달러 매출을 올렸다. 퀄컴은 지난 2022년 대비 16.6% 매출이 줄었지만 브로드컴은 7.2% 성장하는데 성공해 눈길을 끌었다.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시장 선두인 엔비디아가 새롭게 5위 안에 들었다는 점도 주목해야할 대목이다. 특히 엔비디아는 글로벌 반도체업계 전반이 역성장하며 어려움을 겪은 지난 한 해 동안 56%가 넘는 매출 성장률을 나타내 존재감을 과시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240억 달러 매출을 기록하며 4위 브로드컴, 6위 SK하이닉스와 비슷한 점유율을 보유할 정도로 성장했다.엔비디아의 성장에 밀려 SK하이닉스는 5위 밖으로 밀려났다. SK하이닉스도 메모리 반도체 시장 악화로 삼성과 비슷하게 32% 가까이 매출이 줄면서 지난해 227억 달러(약 30조 4000억 원) 매출을 거두는데 그쳤다.지난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매출이 전년 대비 11% 감소한 5330억 달러(약 714조 원)를 기록했다. 이 중 상위 25개사의 총 반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4.1% 감소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7.2%에서 74.4%로 쪼그라들었다.지난해엔 무엇보다 메모리 반도체 매출 감소가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매출은 전년 대비 37% 감소해 846억 달러(약 113조 3000억 원)였고 그 중 D램은 484억 달러로 38.5% 줄고, 낸드플래시는 362억 달러 규모로 전년 대비 37.5% 감소했다.비메모리 시장 매출은 3% 줄며 선방했다. 언스워스 가트너 애널리스트는 "메모리 공급업체와 달리 대부분의 비메모리 공급업체는 2023년에 비교적 양호한 가격 환경에 있었다"고 말하며,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은 AI 애플리케이션용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로, 특히 전기차를 포함한 자동차 부문, 국방 및 항공우주 산업 등이 대부분의 다른 애플리케이션 부문을 능가하는 성과를 거두면서 매출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가트너의 VP 애널리스트인 앨런 프리스틀리(Alan Priestley)는 "2023년 반도체 산업의 경기는 다시 순환을 시작했지만, 메모리 매출이 사상 최악의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시장은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며 "2023년에는 상위 25개 반도체 공급업체 중 9개 업체만이 매출 성장을 기록했고, 10개 업체가 두 자릿수 하락을 경험했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