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지난 9일 국회 통과2027년 도살·유통·판매 금지업계 "길에 나앉으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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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개고기 금지'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후속조치를 위한 전담조직을 발족했다고 22일 밝혔다. 다만 여전히 관련 업계에서는 반발이 심한 상황이라 갈등 해결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개 식용 종식 추진단' 현판식에 참석해 "개 식용 종식 국가로 차질없이 전환하기 위해 특별법 시행에 앞서 이행 전담조직을 신설했다"고 말했다.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 식용 종식 특별법)'은 다음 달 공포를 앞두고 있다.이 법안은 식용으로 개를 사육·증식하거나 도살하는 행위, 개 또는 개를 원료로 조리·가공한 식품을 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특별법이 공포되면 그 즉시 식용 목적의 개 사육농장과 도살·유통·판매 시설을 신규 또는 추가로 운영하는 행위가 금지된다.사육농장이나 도축업자, 유통상인, 식당 주인 등은 법 공포 후 3개월 내에 시설과 영업 내용을 담은 운영 현황을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해야 한다. 또 6개월 이내에 종식 이행계획서를 제출해야 한다.3년간 유예 기간을 둔 뒤 2027년부터는 개고기가 생산돼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모든 과정이 금지된다.이를 어기고 개를 도살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사육과 증식, 유통·판매 등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거나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내야 한다.추진단은 정부 지원방안과 하위법령 마련 등 후속조치를 위해 동물복지환경정책관을 단장으로 농식품부·산하기관·지자체·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개 식용 종식 추진팀'을 신설한다.지금까지 '개 식용 종식 로드맵'을 마련하고 특별법 제정 등을 추진한 동물복지정책과도 포함됐다.추진단은 식용 목적의 개 사육·유통·판매 관련 실태조사를 토대로 폐업과 전업 지원방안을 마련할 전망이다. 또 기본계획 수립, 하위법령 제정 등 특별법 실행기반도 다질 예정이다.원활한 현장 집행을 위해 지자체 협의체를 운영해 중앙-지방정부 협업 체계를 구축하고 변호사·감정평가사·동물보호단체 등으로 구성된 전문가 자문단도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송 장관은 "육견업계, 동물보호단체 등과 지속 소통하며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해 개 식용을 종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합리적 범위에서 관련 종사자들의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반발이 큰 상황이다. 대한육견협회는 국회에서 특별법이 의결되자 입장문을 내고 "자본주의 국가에서 종사자들의 직업과 재산권을 빼앗고 국민의 기본권을 강탈하는 의회 폭력이자 만행"이라며 "영업 손실에 대한 기본적인 생계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 채 국회 입법이 돼 종사자들은 거리에 나앉게 됐다"고 비판했다.주영봉 대한육견협회장은 "보상과 관련해서 요구사항을 전달했지만, 아직 농식품부의 답변이 오지 않았다"며 "철거비용과 저리대출 지원 외에는 아무 내용이 없다"고 했다. 이어 "최소 10~20년을 할 수 있는 업이고 다들 수억 원씩 투자를 한 사람들인데 어느 날 갑자기 못하게 하면 길거리 나앉아 죽으라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어떻게 보상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은 없고 법이 통과됐으니 추진하겠다는 요식행위만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