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엘엔에프·포스코DX·합병 셀트리온헬스케어 코스닥 떠나상장날부터 주가 급락세 …작년 이전상장 종목도 부진 시장 이전 추진 HLB, 상장 후 주가 하락 우려감도…기업 펀더멘털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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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초부터 코스닥 시가총액 최상위권 기업들이 연이어 코스피로 이전상장하고 있지만 주가 상승에는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지난해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넘어간 기업들의 주가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하며 체면을 구겼다. 전문가들은 이전상장 효과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하기보단 기업 펀더멘털에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총 3위였던 엘앤에프는 코스피로 이사온 지난 29일 전 거래일 대비 8.97% 급락한 14만5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엘앤에프는 올 들어 두 번째로 코스피에 이전상장하면서 주목을 받았지만 주가는 첫날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탈코스닥' 행렬이 지속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의 주가 추이는 영 시원치 않다.

    엘엔에프를 포함해 포스코DX, 셀트리온그룹 합병에 따라 사실상 코스피 이전상장된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3곳이 올 1월 코스닥을 떠났다. 지난해 SK오션플랜트·비에이치·NICE평가정보 등 3곳이 코스피로 이전했다.

    코스닥 시총 4위에서 올해 첫 코스피 이전상장에 나섰던 포스코DX는 지난 2일 주가가 6% 넘게 떨어진 뒤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뚜렷한 반등 없이 약세를 이어가며 지난 29일 기준 23% 넘게 내렸다.

    SK오션플랜트는 지난해 4월 19일 이전상장 당일부터 10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고, 이후로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채 고점 대비 26% 내린 상태다.

    지난 6월20일 이전상장에 나섰던 비에이치는 지난 29일 기준 32.57% 하락했다. NICE평가정보 역시 지난 8월 이전상장 이후 주가가 16% 넘게 내렸다. 셀트리온은 셀트리온헬스케어와 합병 후 신주 상장한 지난 12일부터 12거래일 동안 11.36% 하락했다.   

    코스피 이전상장으로 인한 주가 부양 효과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전 상장을 앞둔 HLB도 같은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재 코스닥 시총 3위인 HLB는 이전상장 추진이 기대감이 커진 지난 8월 중순 이후부터 최근까지 주가가 125% 가까이 올랐다. 다만, HLB의 경우 이전 기대감과 함께 간암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기대감도 주가 상승에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닥 기업들이 코스피로 이전상장을 택하는 건 수급 개선, 투자자 저변 확대를 기대해서다.

    코스피는 코스닥 대비 변동성이 적고 기관·외국인의 자금유입이 원활한 만큼 수급 개선 측면에서도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향후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되면 약 180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패시브자금(시장 지수를 따라 투자하는 자금)이 유입돼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어 호재로 여겨진다.

    원활한 자금 조달뿐 아니라 기업의 대외적 이미지와 신뢰도 제고에도 긍정적이다.

    이전상장 전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더라도 결국 실적을 동반한 호재가 뒤따라 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식처럼 인식되던 '코스피 이전상장=주가 상승' 전망에 다소 보수적인 견해"라면서 "엘엔에프의 경우 결국 2차전지 업황 개선과 펀더멘털에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면 경쟁사 대비 주가 저평가 해소나 주주가치 극대화는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이전상장한다는 소식이 나오면 주요 지수 편입 가능성에 주가가 오르지만 코스닥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코스피로 옮겨질 경우 경쟁력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 기업의 향후 주가를 결정 짓는 요소는 기업의 펀더멘털"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