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기 신축 프리미엄 집값급등…조정국면 일제히 하락디에이치 아너힐즈·래미안 블레스티지 등 최고가比 2억↓강남 타지역 반등조짐…공사비인상탓 재건축 기대감 '뚝'
  • ▲ 서울 재건축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 서울 재건축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부동산 호황기때 신흥부촌으로 떠오른 서울 강남구 개포동 집값이 맥을 못추고 있다. 강남권 초고가단지들이 가격회복세를 보이며 반등조짐을 보이는 것과 달리 여전히 하락거래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호황기때 신축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며 가파르게 올랐던 개포동 집값은 조정기를 거쳐 현재 일제히 내리막을 걷고 있다. 

    19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준공 5년내 개포동 신축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약세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대장주 아파트 가운데 하나인 '디에이치 아너힐즈' 전용 59㎡는 지난달 20억95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인 23억3000만원보다 2억3800만원 떨어졌다.

    2019년 8월 준공한 이단지는 개포주공3단지를 재건축한 것으로 지하 3층~지상 33층, 23개동 1320가구 규모다. 현대건설이 하이엔드 브랜드 '디에이치'를 처음 적용한 단지로 업계이목이 쏠렸다.

    인근 C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경우 직전년보다 거래량이 눈에 띄게 늘고 하반기 들어 84㎡ 매물이 30억9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쓰는 등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는데 현재 약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라며 "59㎡기준 시세가 21억원 안팎으로 신축과 재건축이 많은 입지특성을 고려하면 가격이 위로 치고 올라가지 못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주변 다른 신축단지들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020년 9월 준공한 '개포래미안 포레스트(개포시영 재건축)' 59㎡ 거래가는 지난해 1월 20억3000만원에서 지난 1월 18억7000만원으로 3개월새 1억6000만원 빠졌다.

    준공 5년차인 '래미안 블레스티지(개포주공2단지 재건축)' 49㎡는 지난달 16억1000만원에 손바뀜돼 이전 최고가보다 가격이 1억8000만원 내려앉았다.

    준공 1년차를 맞은 '개포자이 프레지던스(개포주공4단지 재건축)' 59㎡는 지난달 21억6000만원에 거래돼 이전 최고가보다 3300만원 하락했다.
  • ▲ 서울 재건축 공사현장. 사진=박정환 기자
    이같은 현상은 강남권 타지역 아파트들이 신고가를 경신하거나 시세를 유지하며 반등조짐을 보이는 것과 대조적이다.

    강남구 청담동 '청담자이' 89㎡는 이달초 38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전 최고가인 36억8000만원보다 1억2000만원 오른 금액이다.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59㎡는 지난달 29억원에 거래되면서 이전최고가를 유지했다.

    F공인 관계자는 "개포동 재건축단지들은 비슷한 시기에 입주를 시작하면서 신축프리미엄이 붙었고 그만큼 시장호황기에 집값도 가파르게 올랐다"며 "최근 약보합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새대장주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비교적 최근 입주를 시작했고 추가 재건축 프로젝트도 예정돼 반등여지는 얼마든지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개포동 일대 재건축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공사비 6970억원대 '개포주공5단지'가 상반기내 시공사선정을 앞두고 있어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 포스코이앤씨 등 도급순위 상위권 대형건설사들이 참여를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개포주공5단지는 올해 수주전이 가장 치열한 사업지중 한곳이 될 것"이라며 "이곳 시공권을 따내면 추후 개포주공6·7단지나 '경우현(경남·우성3차·현대1차)'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공사비와 조합 분담금인상 영향으로 재건축 '약발'이 예상보다 약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강남구 한 재건축 추진위 관계자는 "주요사업지 곳곳에서 공사비 갈등이 빈번한데다 수억, 수십억원에 달하는 조합분담금이 사업착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며 "그만큼 재건축 기대감도 과거보다 덜해 집값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