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첨단소재 등 6개 계열사 분리 결정조현상 부회장, 효성 신설 지주사 맡아2개 지주사 체제…M&A 기회 적극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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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계순위 31위 효성그룹이 지주사를 추가로 신설, 형제 공동 경영 체제에서 독립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 2018년 주식회사 효성을 지주사로 하는 현재 경영 체제를 꾸린 지 6년 만으로, 계열 분리가 완료되면 효성그룹의 3세 승계 작업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23일 효성그룹 지주사 ㈜효성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첨단소재,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 효성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비나물류법인(베트남), 광주일보 등 6개사를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를 설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오는 6월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지주사 설립안이 최종 확정된다.

    효성그룹은 존속법인이 신설법인을 자회사로 두는 물적(物的) 분할이 아니라 존속법인 주주들이 일정 비율로 신설법인 지분을 나눠 갖는 인적(人的) 분할 방식을 택했다. 기존 지주사 ㈜효성은 조현준 효성 회장(56)이 그대로 대표를 맡는다. 자산은 존속지주 0.82 대 신설지주 0.18 비율로 분할된다. 이후 두 형제가 독자 경영하던 계열사를 포함해 54개 계열사가 재편된다.

    신규 지주회사는 조현상 부회장(53)이 이끈다. 분할 기일은 오는 7월 1일이며 효성그룹은 같은 달 29일 인적분할에 따른 변경상장과 재상장·신규상장을 완료할 계획이다. 지주사별로 사업 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분해 경영 효율화를 꾀한다는 방침이다. 

    효성신설지주는 효성첨단소재 사업에 주력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전략이다. 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서도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의 디지털전환(DX), 인공지능(AI) 사업을 활용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하고, 그룹 내 사업과의 시너지를 창출할 계획이다.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은 두 형제의 독립경영이다. 효성그룹은 지난 2018년 지주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형제 공동 경영’을 시작했다. 맏형인 조현준 회장이 섬유를 비롯해 중공업과 건설 분야를, 셋째인 조현상 부회장은 첨단소재를 책임지며 주력 분야를 명확히 나눴다.

    형제의 공동 경영에 대해 업계에서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경영권 분쟁 등 여지를 없애면서 후계자들의 경영 능력을 판단하겠다는 조석래 명예회장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봤다. 그렇게 6년 동안 이어진 공동 경영이 시장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는 평가와 이번에 각자 경영 체제로 새출발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R&D)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인수·합병(M&A) 기회를 모색해 그룹 규모를 키워갈 계획이다. 효성그룹은 글로벌 고객과 시장의 요구사항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임직원 복지를 향상하는 등 글로벌 수준의 조직문화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존속지주회사인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TNS 등 자회사의 핵심사업 혁신과 성장잠재력 극대화,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동력 육성으로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향후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이 승계 작업을 마무리하며 주식 교환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조현준 회장은 ㈜효성 지분 21.94%를 가진 최대주주다. 조 부회장은 21.42%, 조석래 명예회장은 10.14%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