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증권·키움증권 한 달여간 주가 34% 급등저PBR 수혜주 부각…적극적 주주환원책 발표에 시장 주목증권가 목표주가 상향…PF 사업 부담 여전히 잔존
  • [편집자주] '왜오르株?(왜내리株?)'에서는 주식시장의 이목이 집중되는 핫(HOT)한 종목을 다룹니다. 주식은 둘 중 하나죠. 오르거나 내립니다. 시장 참여자들은 관심 있는 종목의 오르고 내리는 이유를 찾기 마련인데요, 간혹 해당 종목이 왜 오르는지 혹은 왜 내리는지 모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유를 모르고 투자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앞으로 해당 기사를 통해 상승·하락하는 종목들의 이유와 이에 대한 시장의 정확한 해석, 향후 전망까지 톺아봅니다. 

    시장 기대에 못 미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 방안 발표에 저PBR(주가순자산비율) 관련주들이 조정 국면에 들어간 모양새이지만 증권주들은 재빨리 반등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 계획을 밝힌 지난 1월 24일부터 지난달 28일까지 한 달여간 KRX증권지수는 23.6% 올랐습니다.

    전반적으로 증권주들이 강세를 보인 가운데 특히 키움증권은 34.4%, 미래에셋증권은 33.8%,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 24.3% 등 주가 상승세가 돋보입니다.

    정부가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을 공개한 지난 26일 이후 그간 기대감에 상승했던 저PBR주들이 상승폭을 일부 반납하며 단기 조정에 들어갔지만 증권주들은 비교적 빠른 회복세를 보였는데요.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 대표 증권주들은 하루 이틀간 빠졌던 낙폭을 이미 회복한 모습입니다.

    사실 연초만 해도 증권주들은 고전하고 있었습니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돌입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 우려가 다시 부각된 영향이었는데요. 부동산 PF 충당금 반영 등에 따른 실적 악화에 시장은 좀더 민감히 반응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최근 상승세가 두드러진 미래에셋증권, 한국금융지주는 연초만 해도 부동산 투자 리스크 부담이 큰 회사로 부각되면서 주가 하락폭이 컸었죠.

    밸류업 프로그램 재료가 증시에 본격 반영된 1월 중순부터 시장은 증권사들의 PF 우려를 반영하기보단 정책 호재에 좀 더 힘을 실어주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실적 쇼크에도 주가는 우상향하고 있지요.

    실제로 증권사들은 정부 정책보다 한 발 빠른 적극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요.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오히려 상당한 규모의 자사주 소각 및 배당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매년 최소 보통주 1500만주 및 우선주 100만주 이상을 소각하고, 주주환원성향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최소 35% 이상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지난해 10월부터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는 키움증권은 자사주 매입을 위한 전체 신탁계약금액 700억원 가운데 현재 80%(약 560억원)까지 매입을 마친 것으로 전해집니다. 또한 중간 배당과 분기 배당을 도입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 순손실을 기록했음에도 배당성향은 2022년과 동일한 35.8%를 유지했습니다. 한국금융지주는 배당 성향이 20% 안팍으로, 30% 수준인 주요 증권사들보다 낮다는 점에서 주주환원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며 시장이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가에선 향후 증권주의 주가를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PBR이 0.5배도 안되는 증권업이 밸류업 수혜주로 부각되고 있다는 점에서죠.

    최근 한국투자증권은 미래에셋증권의 주주 환원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목표주가를 기존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올렸습니다. NH투자증권도 한국금융지주·미래에셋증권·대신증권에 대해 '매수의견'으로 투자의견을 상향하면서 목표주가를 올려잡았습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예고에 따라 시장의 관심이 확대됐고 증권사에서도 주주환원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추세이며 PF 이슈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있다"며 "증권업은 여전히 밸류에이션 하단에 위치해 소외된 증권주에 대한 시각을 변경해도 좋은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여전히 부동산 PF 여진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국내 25개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총액은 14조4000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해외 부동산펀드 규모는 8조3000억원에 달하며 절반 이상의 펀드(4조6000억원)에서 약 40%의 높은 평가손실률을 보였는데요.

    이예리 나신평 선임연구원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하고 있어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