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평가 시추선 반전시추선 재고 활용 신사업 진출 검토심해유전 경제성 개선되며 기대감 상승
  • 한때 악성재고로 평가받던 드릴십(원유가스시추선)이 한화오션에서 신사업 기회로 도약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달 선박 운송 및 임대업을 목표로 '한화해운'과 시추선, 석유 및 가스 시추업을 목표로 '한화드릴링'이라는 신규 상표를 특허청에 등록했다. 상표 등록이 최종 확정되기까지는 최소 6개월이 소요된다.

    한화오션은 한화그룹에 편입된 후 '종합 해양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한화오션이 설립할 해운사는 가스 운송 등 벌크선 분야에 집중할 것으로 추측되는 가운데 '시추선'(드릴십) 분야로도 다양한 확장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5월 임시 주주총회를 거쳐 정관의 사업 목적에 해운업·해상화물운송사업 등을 추가하며 신사업 진출 의지를 보였다. 당시 드릴십 사업 관련 검토 내용도 그룹에 일부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드릴십은 수천m 깊이의 바다에서 원유·가스 시추 작업을 할 수 있는 선박으로, 척당 건조 비용만 5억달러(한화 약 6500억원)가 넘는 고가의 장비다.

    한화오션은 시추설비 건조 실적 바탕으로 시추사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시추회사 설립과 관련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구체적인 시기나 방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명은 아직 정해진 바 없으며, 여러 가지 가능한 회사명 안에 대한 상표권 사전 확보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드릴십은 대우조선해양 시절부터 악성재고로 분류됐다. 막대한 원가와 비용을 들여 선박을 건조했는데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드릴십 선주사들의 경영상황 악화로 발주자에게 인도하지 못해 대규모 손실 리스크가 발생한 탓이다.

    지난해 미인도 드릴십 4척 중 3척은 해양 시추 회사인 트랜스오션과 미국 발라리스에 인도되며 재고를 털었다.

    한화오션은 거제조선소에 남은 웨스트 리브라 1기 드릴십으로 한화드릴링(가칭)을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드릴십은 최근 유가 상승으로 수요도 늘어나는 분위기다. 조선해운업계와 에너지업계에서는 드릴십 상황이 당분간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중동 불안정에 따른 에너지 공급망 충격으로 고유가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해 유전 채굴은 유가가 배럴당 60달러가 넘어야 경제성이 생기는데, 최근 서부택사스산중질유(WTI)는 9월말 배럴당 연중 최고치(93.68달러)를 찍고 현재 70달러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 ▲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노던드릴링과 계약을 체결했던 드릴십. ⓒ대우조선해양
    ▲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시절 노던드릴링과 계약을 체결했던 드릴십. ⓒ대우조선해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