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불확실성…매수심리 위축에 전세수요↑매물 부족 현실화…전셋값 42주 연속 상승성동구 금호대우 두 달만에 1억4000만원 올라전세가율 상승세 지속…갭투자 늘어날 가능성도
  • ▲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면서 '갭투자'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뉴데일리DB
    ▲ 전셋값이 지속 상승하면서 '갭투자'가 재차 고개를 들고 있다. ⓒ뉴데일리DB
    봄 이사철을 앞두고 서울 아파트 전세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속적인 전셋값 상승에 전세를 끼고 집을 매수하는 '갭투자'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는 까닭이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전셋값이 42주 연속 오르면서 매매가격과 격차가 좁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첫째 주(4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대비 0.08% 올랐다. 지난해 5월 넷째주(0.01%)이후 42주 연속 상승세다. 반면 같은 기간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2% 하락했다.  

    업계에선 전셋값 상승원인으로 고금리 장기화와 주택경기 불확실성을 꼽고 있다. 매수심리 위축으로 전세수요가 늘어나면서 공급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 조사결과 지난해 3월8일 기준 4만9118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전세매물은 이달 8일 기준 3만2622건으로 줄었다. 1년만에 매물 1만6496건이 사라진 것이다. 

    매물이 부족해지자 웃돈을 얹은 상승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8월 3억9000만원에 거래된 노원구 '센트럴푸르지오(전용 60㎡)'는 지난달 1억3000만원 오른 5억2000만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성동구 금호동 '금호대우아파트(전용 84㎡)'는 지난달 6억7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직전거래(지난해 12월) 5억3000만원과 비교해 1억4000만원 상승했다. 

    전셋값 상승세가 지속되자 전세가율(매매가대비 전세가 비율)도 덩달아 오르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53.7%로 그해 1월(54.7%)이후 11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아울러 지난해 8월부터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업계에선 매매·전세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갭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갭투자는 적은 자본으로 집을 매매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방법이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고금리 등 여파로 매수심리 위축이 장기화되면 전셋값은 오를 수밖에 없어 갭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예측되고 있는 저조한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도 갭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꼽힌다. 

    부동산R114 통계를 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1만1451가구다. 해당 통계가 집계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1990년~2023년까지 평균 입주 물량인 4만5044가구와 비교해도 약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공급부족에 따른 추가 가격 상승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예측 자료이지만 현실화할 경우 전세물량 감소로 시장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며 "갭투자 심리를 충분히 자극할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