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대비 70% 이상 급등, 하루 거래량 11조원반감기 앞두고 상승세, 낙관론·회의론 엇갈려"기관 투자자 참여로 공급망 해소, 가격조정 전망"
-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거침없는 랠리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들어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며 원화마켓에서 1억 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곧 반감기를 앞둔 가운데 투자자들의 투심이 지속될지 관심이 쏠린다.11일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에서는 현재 기준 9678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다른 거래소 빗썸에서는 9642억 원을 가리키고 있다. 연초 5700만 원대에서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약 70% 상승한 것으로, 지난 8일에는 9853만 원까지 오르며 신고가를 쓰기도 했다.하루 거래량도 급등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 국내 대표 원화마켓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취합 결과 가상자산 거래량은 약 78조 원을 기록했다. 1주일 동안 2020년 월간 평균 거래액을 넘어선 수치다. 이 중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의 거래량만 하루에 1조4600억 원 규모를 자랑했다. 비트코인의 하루 거래량이 1조 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올 들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하면서 가격이 급등했다. 현물 ETF가 주류시장에 편입되면서 향후 비트코인 수요는 더 확대될 것으로 시장은 예측하고 있다.
다만 곧 비트코인 반감기를 앞두고 낙관론과 회의론이 엇갈리고 있다. 여전히 뜨거운 비트코인의 수요에 따라 1억 원 돌파를 예측하는 반면 기관 투자가들의 참여로 공급량 해소가 불안정해 가격 조정이 시작될 것이란 전망이 공존한다.가상자산 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판테라 캐피털은 보고서에서 "반감기가 공급을 통제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는 현물 ETF 승인으로 자금이 매일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이번 반감기는 비트코인 역사상 처음으로 공급과 수요 측면에 모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을 주기로 전체 발행량이 제한된 비트코인의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것을 뜻한다. 2009년 비트코인이 처음 생성된 후 2012년, 2016년, 2020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반감기를 맞았다. 블록당 채굴 보상은 1블록당 2009년 50개에서 2012년 25개, 2016년 12.5개, 2020년 6.25개로 줄었다. 시장은 오는 4월 반감기에는 3.125개로 줄어들 것으로 예측했다.통상 반감기 시기에는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를 보였다. 비트코인의 공급량은 2100만 개로 한정된 최초 발행량의 절반으로 점차 줄어 드는데 수요는 높아 가격이 오르기 때문이다. 희소성은 높은데 매수 욕구가 커 그만큼 가치가 오른다는 의미다.실제 과거 사례를 보면 비트코인 가격은 반감기 이후 급등했다. 2012년 첫 번째 반감기에는 1년 이후 가격이 10달러에서 100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9500% 가까이 폭등한 수준이다. 두 번째 반감기인 2016년에는 2600달러로 3000% 이상 올랐다. 2020년에도 5만 8000달러까지 치솟아 1년 이내 675%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 반감기는 이미 비트코인 가격이 역사상 최고점을 돌파한 만큼 되레 반감기가 가격 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으로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됐고, 반감기에 대한 기대감이 가격에 선반영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JP모건은 지난해 말 보고서를 통해 "채굴 비용 상승 여파로 반감기 이후 비트코인 가격이 4만 2000달러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코인 관련주들의 변동성에도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최근 비트코인 관련주들의 등락이 반복되며 불안정한 주가 곡선을 그려왔다. 두나무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우리기술투자와 한화투자증권은 2월 말 장 중 한때 신고가를 찍는 등 비트코인 수혜를 입었다.
그러나 3월 첫째 주 들어 최고점 대비 비트코인 시세가 떨어지자 관련주 역시 곧장 10% 가까이 빠졌다. 빗썸코리아 지분을 보유한 위지트도 지난 주 기준 5%대 빠졌으며, 티사이언티픽과 갤럭시아머니트리도 4%대 하락하며 주가 변동성을 키운 바 있다.
홍성욱 NH투자증권 "지금으로서는 사실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자금유입 기대가 높은 상황이지만 자금유입이 더뎌지게 되면 시장이 실망을 할 수 있다"며 "기본적으로 비트코인은 변동성이 높은 자산이고 밸류에이션이 어렵기 때문에 만일 투자를 앞두고 있다면 일정 비중을 정해두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임민호 신영증권 디지털자산 연구원은 "가상자산거래소 지분 보유 종목들에 대해 거래량 증가에 따라 수익이 증가한다는 논리까지는 가능하다"면서도 "직접적인 펀더멘털 영향보다는 보유한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수준의 간접적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