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주총서 600원→700원 상향주주가치 제고? '대주주'가치 제고 비판내년까지 3억주 이상 추가전환… 매각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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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협상 불발로 표류 중인 HMM의 대주주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수백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셀프 인상해 주주들의 원성을 사고 잇다.HMM은 28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배당금을 당초 책정한 1주당 600원에서 7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7억주 남짓한 전체 주식 중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주식은 각각 2억주 가량이다. 배당금이 100원 오르면 각각 약 200억원씩 더 받는 구조다.배당금 상향은 산은과 해진공이 제출한 수정동의안이 통과되면서 이뤄졌다. 주주가치 제고의 일환이란게 사측의 설명이지만, 6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가 얻게 되는 이익을 고려하면 셀프 인상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HMM 소액주주 모임의 한 네티즌은 "주가는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는데 배당금 100원 인상은 주주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오히려 수백억원씩 더 챙긴 산은과 해진공이 성과급 잔치를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실제로 지지부진한 매각 전망에 주가는 흘러내리고 있다. 하림그룹과 협상 당시 2만원 안팎이던 주가는 이날 1만5750원에 마감했다. 투자자별 매매현황을 봐도 외국인은 최근 1달간 433만주를 팔아치웠고, 기관도 164만주를 내던졌다. 개인만 559만주를 사들이며 힘겨운 사투를 벌이는 모양새다.이날 주총에서도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견이 쏟아졌다. 홍이표 소액주주연대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에 힘쓰겠다는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했다. 과거 HMM에서 근무했다는 한 주주는 "산은과 해진공이 HMM에 달라붙어 독립 의지를 꺾고 있다"고 직격했다.이에 대해 김경배 HMM 대표는 "제가 가진 책임과 권한 범위 내에서는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도 "구조적인 문제나 경영진이 할 수 없는 일에 대해선 이 자리에서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고 했다.향후 전망은 더 불투명하다. 산은과 해진공은 내년까지 1조6800억원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주식으로 전환되면 보유지분은 74%까지 오른다. 지분이 늘어다면 매각 가격도 올라 앞서 하림그룹이 제시한 6조4000억원을 훌쩍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산은과 해진공은 해수부 등 정부부처와 협의를 거쳐 매각을 포함한 향후 계획을 결정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인수자를 구할 수도 계속 채권단이 끌고 갈 수도 없어 당장은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결단을 내리지 않고 시간만 끌다간 제2의 한진해운 사태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