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 보증금 2억원·월세 50만원…전세환산시 3.2억원타 민간임대보다 비싸…주변 시세대비 최대 1.2억원 차서민 주거안정 취지 무색…주변구도심 낙후환경 '난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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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송림동에 위치한 공공지원 민간임대 '동인천역 파크푸르지오'에 관심있는 임차인이라면 임대조건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타 임대사업장과 달리 오래 살아도 우선분양권을 받을 수 없는데다 시세보다 임대료도 비싼 까닭이다. 여기에 낙후된 주변환경과 애매한 학군도 따져봐야 하는 만큼 현장방문이 필수다.주거환경개선사업을 통해 조성된 동인천역 파크푸르지오는 인천도시공사(iH)가 시행을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부동산전문 자산운용사인 칸서스자산운용이 iH로부터 민간임대소유권을 넘겨받아 관리중이다.12개동·총 2562가구 규모인 단지는 390가구가 토지소유자 물량이며 그외 민간임대 2005호·공공임대 167호로 나뉜다.우선 임대료만 놓고 보면 '가성비(가격대비 성능)'가 현저히 떨어진다.29일 입주자모집공고문와 주변입지를 종합해 따져본 결과 공공지원 민간임대임에도 불구하고 주거비 부담이 상당하다.일례로 전용 84㎡ 표준형 경우 보증금 2억원에 월세가 50만원이다. 여기에 월 20만원 안팎에 달하는 관리비와 대출이자 등을 합산하면 매월 주거비로만 100만원가량 필요하다.주변시세를 전월세전환율로 바꿔 비교해도 임대료가 비싼 편이다. 한국부동산원 기준 전월세전환율 5.5%를 보증금 2억원·월세 50만원에 적용해 전세로 환산하면 3억2000만원으로 인근 아파트 전세보다 28%가량 높다.인근 C공인 관계자는 "동인천이라는 지역특성을 고려하면 절대 저렴하다고 보기 힘든 가격"이라며 "2년전 입주 당시에도 임대료가 너무 비싼것 아니냐는 임차인들이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실제로 비슷한 시기 공급됐던 인천 부평구 십정동 공공지원민간임대인 '더샵 부평 센트럴시티' 84㎡는 보증금 2억원, 월임대료 45만원으로 '동인천역 파크푸르지오'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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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인근 송림동 '동산휴먼시아 2단지' 84㎡ 경우 지난달 전세보증금 2억5000만원에 신규 임대차계약을 체결했고 같은지역 '만석웰카운티' 84㎡도 지난 1월 2억원에 거래됐다.C공인 관계자는 "주변에 비슷한 시기 준공한 신축단지가 없어 단순 가격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주변 인프라나 우선분양권이 주어지지 않는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추천할 만한 가격대는 아니다"고 강조했다.이날 직접 찾은 단지는 낡은 저층상가와 재래시장 사이로 지상최고 48층 위용을 뽐냈다. 단지 1층 전면부는 근린생활시설로 조성됐지만 아직 공실이 많은 탓에 단지내상가 분양광고가 여기저기 눈에 띄었다.입지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역세권단지로서 대중교통 이용이 편리한 것은 강점으로 꼽힌다. 가장 가까운 수도권지하철 1호선 동인천역이 성인남성 걸음으로 10여분거리다. 동인천역에서 용산행 특급·급행열차를 타면 서울까지 1시간내 이동이 가능하다.학군은 다소 애매하다. 단지 바로옆 도보 1분거리에 송리초가 위치한 '초품아' 단지긴 하지만 중학교 경우 인근 동산중·송도중·화도진중·인성여중이 모두 1㎞가량 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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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가 노후된 저층상가와 재래시장에 둘러싸여 있는 것도 한계점으로 꼽힌다.현재 단지는 임차인을 상시모집중이다. 분양 홈페이지를 통해 입주대기 예약을 걸어놓으면 퇴거자 발생시 순서대로 물건을 배정받는 방식이다. 2022년 5월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임차인을 모집했지만 저조한 입주율 탓에 유주택자까지 공급자격이 완화됐다.분양관계자는 "현재 84㎡A와 70㎡타입은 대기자가 많아 예약이 안되고 59㎡A·B와 84㎡타입은 대기예약을 할 수 있다"며 "전체 대기순번만 확인 가능하고 각 타입별 순번은 따로 공지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단지 입주민이라고 밝힌 A씨는 "지하철역이 가까운 역세권, 깨끗한 신축이라는 2가지 장점만 보고 입주를 결정했다"며 "그외 단지 주변 교통체증이나 비싼 임대료, 주변 인프라 등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주거안정을 목표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을 도입한다는데 이렇게 고임대료를 받는 식이면 민간기업 배만 불릴 것"이라며 "저렴한 임대료로 적정 수준 품질을 보장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