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회 격주로 금요일 휴무 해피프라이데이 2019년부터 시행그룹 위기감 확산에 주요 임원 금요일 휴무 반납 출근 도장일하는 구조 솔선수범… 출근 강제 규정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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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임원들이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Happy Friday)'에도 출근을 강행하고 있다. SK그룹 최고경영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의의 고강도 쇄신 기조에 맞춰 주 4일 유연근무제 축소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회사의 주요 임원들은 휴무일로 지정된 해피 프라이데이에도 속속 출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해피 프라이데이는 주당 근무시간을 채우면 금요일은 쉴 수 있는 대표적인 SK그룹의 유연 근무제다. SK그룹 최초로 SK텔레콤이 2019년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을 휴무일로 정하는 해당 제도를 도입했다. 이후 2022년 상반기 월 1회 진행하던 해피 프라이데이를 월 2회로 확대했다.SK텔레콤은 매월 둘째·넷째 주 금요일에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영 중이며, 조직문화 혁신 차원에서 직원들의 호응이 높았다. 기업 정보 플랫폼 잡플래닛에 따르면 7년 차 미만 직원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에 SK텔레콤이 뽑히기도 했다.하지만 돌연 SK텔레콤의 임원들이 금요일 휴무를 반납하고 출근 도장을 찍게된 배경으로는 SK그룹의 위기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서든 데스(Sudden Death, 돌연사)'를 언급하며 비상경영을 선언한 이후 그룹사 전반으로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올 초 SK그룹의 수펙스추구협의회의 의장에 최창원 부회장이 발탁된 것도 고강도 쇄신의 일환이라는 해석이다.실제 최 부회장은 1월 말부터 토요일에 모여 주요 현안을 논의하는 '전략글로벌위원회 회의'를 24년 만에 부활시켰다. 회의 횟수도 월 1회에서 2회로 늘렸으며, SK텔레콤을 비롯해 SK하이닉스 등 주요 계열사 사장이 참석한다. 수펙스 소속 임원들도 함께 출근해 회의 진행을 돕고 있다.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역시 지난달 40주년을 맞이해 SK브로드밴드를 포함한 주요 자회사 임원들과 금요일에 경영회의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토요일 회의를 하루 앞두고 전 임원들에게 현안을 보고받기 위해서다. 유 대표도 격주로 회의를 불려가다보니 임원들 역시 금요일에 마냥 쉬는것이 사실상 힘들다는 후문이다.SK그룹 관계자는 "매일 새벽 6시에 출근하는 최 의장의 리더십에 수펙스 임원들이 금요일 휴무를 자율적으로 반납하고 있다"며 "해당 분위기가 그룹사 전반으로 퍼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SK텔레콤 직원들 사이에서도 변화된 조직 문화에 동요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임원들에게 국한된 데다가 출근이 강제 사항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칠 여파는 적지만, 마음이 편하지 않다는 것. 100여명에 달하는 SK텔레콤 임원이 일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팀장과 부장들은 눈치가 보이는 구조라는 얘기다.다만, 일각에서는 SK텔레콤의 노동조합 등의 반발을 고려했을 때 해피 프라이데이 축소 혹은 폐지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노동시장 유연화를 위한 주4일제 시행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SK그룹 관계자는 "그룹 전반의 위기감을 극복하기 위해 계열사 전반으로 긴장감이 감도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직원들의 자발적 동참을 유도하되, 계열사 복지 혜택을 줄이는 것은 아직 공식화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