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목 부총리, 취임 후 스즈키 재무장관 첫 양자면담"통화가치 하락 우려" … 양국 경협 강화 방안도 논의
  • ▲ 한일 재무장관 면담 모습. ⓒ기재부 제공
    ▲ 한일 재무장관 면담 모습. ⓒ기재부 제공
    한국과 일본 재무장관이 최근 원화와 엔화의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심각성에 공감하면서 외환시장 변동성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상 양국 공동 구두 개입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16일(현지시각)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계기로 워싱턴 D.C.에서 스즈키 슌이치(Suzuki Shunichi) 일본 재무장관과 양자 면담을 진행했다. 최 부총리 취임 후 일본 재무장관과의 면담은 처음이다.

    최 부총리와 스즈키 재무장관은 최근 중동 정세 악화와 미국의 고(高)금리 장기화 우려가 '강(强) 달러' 현상으로 이어지면서, 양국 통화 가치가 하락(절하)하는 부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공유했다.

    지난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0.5원 내린 1394.5원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4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장중 1400원을 찍은 건 2022년 11월 7일 이후 17개월 만이다. 

    엔·달러 환율 역시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화는 뉴욕 시장에서 1달러당 154.45엔까지 하락해 1990년 6월 이래 34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양국 재무장관은 이 같은 급격한 외환시장 변동성 따른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언급했다. 이는 시장 안정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공동으로 표명한 것으로 사실상의 양국 공동 구두 개입으로 해석된다.

    G20 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워싱턴 D.C.에 머물고 있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환율 하락에 대해 "움직임이 과도하다"면서 "변동성이 더 커지면 시장 안정화 조치를 할 수 있고 그럴 수 있는 충분한 도구와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6일 한은과 기재부가 국장급 명의로 공식 구두개입 성명을 낸 데 이어 부총리와 총재가 직접 더 적극적인 '구두개입' 발언을 하면서 환율 안정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7일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5.2원 내린 1389.3원으로 거래 중이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5원 내린 1390원으로 출발했다.

    한편, 한일 양국 장관은 최근 세계 경제 동향과 양자, 다자 무대에서의 협력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교환한 뒤 한국과 일본의 경제발전을 위해 양자간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특히 국제 이슈와 역내 이슈에 대해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로서 양국의 소통과 협력이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주요 20개국(G20),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 등 다자무대에서도 지속해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에서 개최될 '제9차 한·일 재무장관회의' 일정 등을 조율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