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진에 … 1만4000명 해고 추진머스크 잇따라 입장 번복 … 혼란만 가중"지속가능 성공에 집중할 풀타임 CEO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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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이 정체된 가운데 테슬라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다가 일론 머스크 CEO의 오락가락 행보가 미래 방향성 논란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 4월 대규모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당시 머스크 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는 조직을 면밀히 검토하고 전 세계적으로 10% 이상의 인력을 감축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테슬라의 전체 직원 수는 지난해 말 기준 약 14만명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구조조정 규모는 최소 1만4000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또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의 구조조정은 내달까지 지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해고 규모가 최대 전 직원의 20%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테슬라의 대규모 구조조정은 1분기 실적부진과 BYD, 샤오미 등 중국 전기차 업체의 부상, 전기차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테슬라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3억100만 달러(약 29조원), 순이익은 11억2900만 달러(약 1조5000억원)로 전년동기 대비 각각 9%, 55% 감소했다. 테슬라 주가도 지난해 7월 299.29 달러까지 올랐다가 현재는 177.56 달러로 하락했다.여기에 머스크 CEO의 오락가락한 행보가 더해지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테슬라의 충전 시스템인 슈퍼차저팀 500여명의 인력 대부분을 해고했다.그는 지난달 30일 “새로운 전기차 충전소 확대는 더 완만한 속도로 추진하고, 기존 위치의 100% 활용과 확장에 더 집중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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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미국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는 자사 차량에 테슬라의 NACS 충전 방식을 채택하는 등 테슬라는 충전 사업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또한 미국 바이든 정부는 충전 인프라 확대를 위한 ‘NEVI’ 프로그램에 75억 달러(약 10조원)을 배정한 상황이라 이같은 결정은 큰 충격을 가져왔다.하지만 머스크 CEO는 이달 10일 입장을 바꿔 “테슬라는 올해 우리의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데 5억 달러(약 6800억원) 이상을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슈퍼차저팀 구성원 중 일부를 복귀시켰다.머스크 CEO는 오는 8월 8일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공개하겠다고 공언했다. 다만 미국에서의 도로 테스트 승인 과정이 지연되면서 로보택시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다. 테슬라는 최근 중국 당국에 로보택시 테스트 관련 제안했지만 공개 시점에 가시적인 성과가 도출될지는 미지수다.최영석 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는 “테슬라가 충전사업을 접으려고 했다가 미국 정부와 업계의 반발에 직면해 태도를 바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로보택시에 대한 비전을 밝힌 것도 결국 주가 부양을 위한 의도”라고 진단했다.한편, 일부 테슬라 주주들은 머스크 CEO에 대한 대규모 보상 패키지 재승인 안건과 관련해 반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어맬거메이트뱅크, SOC인베스트먼트그룹 등 테슬라에 투자한 기관 8곳은 이달 20일 테슬라 주주들을 대상으로 발표한 공개서한에서 이같이 주장했다.이들은 “머스크는 엑스(옛 트위터), 스페이스 X, 뉴럴링크 등 다른 회사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면서 “테슬라의 실적이 부진한 상황이지만 이사회는 지속가능한 성공에 집중할 수 있는 풀타임 CEO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앞서 테슬라는 머스크 CEO에게 총 560억 달러(약 76조원) 규모의 주식매수청구권을 지급하는 안건을 2018년 이사회와 주주총회에서 승인했다. 그러나 일부 소액주주가 이를 무효화하는 소송을 제기해 올해 1월 잠정 승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