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 0.22대 1…광안뷰 84㎡ 20억, 시세比 수억원↑가구당 주차대수 1.36대…광안역까지 1.4㎞·도보 25분 3월기준 100% 미계약…준공후미분양 중도금 부담될수
  • ▲ '테넌바움294' 1단지 청약경쟁률. ⓒ청약홈
    ▲ '테넌바움294' 1단지 청약경쟁률. ⓒ청약홈
    고분양가 논란을 빚었던 부산 수영구 민락동 '테넌바움294'가 예상대로 미분양 직행열차를 탔다. 협성건설(시공능력평가 222위)은 지난 2월 '광대뷰(광안대교 뷰)'를 내세우며 테넌바움294 분양에 나섰지만 고분양가 논란이 불거지며 대거 미달사태가 벌어졌다. 현재는 선착순계약을 진행중이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31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테넌바움294' 1단지는 1·2순위청약 189가구 모집에 43명, 2단지는 99가구 모집에 22명 신청에 그쳐 경쟁률이 0.22대 1에 머물렀다.

    흥행실패 원인으로는 과도하게 높은 분양가가 지목된다.

    입주자모집공고문을 보면 1단지 분양가는 △84A 10억6000만~12억9000만원 △84A1 10억6000만~12억9000만원 △84B 9억4000만~11억7000만원 △84C 8억7000만~11억원으로 책정됐다.

    바다조망 가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2단지는 84㎡ 기준 분양가가 1단지대비 최대 10억원가량 더 비쌌다.

    2단지 분양가는 △84A 15억6000만~20억6000만원 △84A1 15억2000만~20억5000만원 △84B 14억~19억2000만원 △84C 13억3000만~18억6000만원 △141A 80억원 △141B 80억원이다.

    타입별 분양가 차이가 큰 이유는 바다조망이 가능한 26층(최고 39층)부터 가격이 높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션뷰임을 감안해도 최대 20억원에 이르는 분양가는 '무리수'라는 게 지역 부동산시장 평가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같은 민락동내 오션뷰 아파트 84㎡ 시세가 10억원 안팎임을 고려하면 아무리 시공사가 하이엔드를 내걸었다고 해도 수용하기 쉽지 않은 가격"이라며 "이정도 가격대라면 차라리 해운대구 마린시티처럼 주변입지나 인프라가 더 나은 곳을 고려하는게 낫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단지 인근에 위치하면서 오션뷰가 더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 3단지' 전용 84㎡ 경우 올해 최고거래가가 10억2000만원(16층)이었다.

    해운대 마린시티에선 '해운대 아이파크' 전용 93㎡가 지난 4월 11억원(41층)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고분양가 논란외에도 이미 준공된 후분양단지로 중도금 없이 바로 수억원대 잔금을 마련해야 하는 것도 시장외면을 받은 이유로 꼽힌다.
  • ▲ '테넌바움294' 전경.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 '테넌바움294' 전경. ⓒ네이버 로드뷰 갈무리
    가격대비 부족한 커뮤니티시설도 아쉬운 부분이다.

    현재 분양홈페이지 등에 공개된 단지내 커뮤니티시설은 스카이라운지와 게스트하우스, 티하우스뿐이다. 최근 하이엔드가 아닌 일반분양단지도 실내수영장이나 골프연습장, 돌봄센터 등 다양한 커뮤니티시설을 도입하는 추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직 주제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 

    가구당 주차대수도 1.36대로 단지인근에 위치한 '롯데캐슬 자이언트(1.73대)'나 '센텀비치 푸르지오(1.49대)', 'e편한세상 오션테라스 3단지(1.42대)'보다 적다.

    입지에도 좋은 점수를 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우선 대중교통 이용이 쉽지 않다.

    단지와 가장 가까운 부산지하철 2호선 광안역이 직선거리로 1.4㎞나 떨어져 있다. 도보로 약 25분, 버스로 15분 거리다. KTX 정차역인 부산역까지는 차로 30여분, 대중교통으로 50여분이 소요된다.

    초등학교 경우 도보 10분거리에 민락초교가 위치해 도보통학은 가능하지만 통학로가 왕복4차선 옆이고 횡단보도를 2번 건너야 해 안전에 주의해야 한다. 또 통학로 중간엔 완만한 경사로가 있다.  

    종합해보면 단지는 고분양가와 상대적으로 부족한 인프라 등으로 미분양상태가 장기간 유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초반계약률이 저조했던 것도 시행사와 시공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

    부산시가 공개한 '3월 미분양주택 현황'을 보면 단지는 3월말 기준 총 294가구(특별공급분 포함) 가운데 294가구(100%)가 미분양으로 남았다.

    부산시 자료만 놓고 보면 계약자가 단 한명도 없었다는 의미다.

    아직 지자체별 4월 미분양주택 현황은 공개되지 않아 그이후 계약률이 얼마나 올랐는지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최신자료인 국토교통부 '4월 주택통계'를 통해 대략적인 추산은 가능하다.

    해당통계에 따르면 부산 준공후미분양은 4월말 기준 1152가구로 전월 1161가구대비 9가구 감소했다. 즉 미분양 소진물량 9가구가 모두 해당단지에서 나왔다고 가정해도 계약률은 1%에 그친다.

    준공후미분양인데다 시행·시공이 같은기업 계열사인 자체사업장이라 건설사 부담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단지는 부산·경남지역 건설사인 협성건설이 시공을 맡았고 시행사인 씨엘건설은 협성건설의 100% 자회사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협성건설은 지난해 209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은 145억원으로 직전년 618억원대비 76.4%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