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청계천점, 지난달부터 오전 ‘셀프 계산대’만 운영대형마트서 셀프 계산대 단독 운영 첫 사례… 매장 운영 효율화이마트 “현재 청계천점에서만…” 향후 무인 운영 확대 가능성도
  • ▲ 이마트 계산대의 모습.ⓒ이마트
    ▲ 이마트 계산대의 모습.ⓒ이마트
    이마트 청계천점의 오전은 다른 대형마트와 사뭇 다르다. 청계점 오픈부터 정오까지 2시간동안 계산대는 오직 '스피드계산대(셀프)'로 운영된다. 계산대에 캐셔가 사라진것이다.  대형마트에서 운영 계산대를 방문 고객 수에 따라 유동적으로 조정하는 경우는 흔히 있었지만 셀프 계산대만 운영하는 것은 청계천점이 처음이다. 

    이마트에서는 해당 점포 자율 운영에 따른 것으로 본사 차원의 지침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셀프 계산대가 유인 계산대를 대체하는 시대가 현실화 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청계천점은 지난달부터 평일 오전 10시 오픈 이후 12~13시까지 셀프 계산대만으로 운영하는 방식을 도입했다. 

    실제 이마트 청계천점의 곳곳에는 해당시간 ‘스피드 계산대만 이용이 가능합니다’는 문구가 안내 돼 있다. 시간은 유동적이다. 12시까지만 운영하는 날이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오후 1시까지도 연장 운영하는 경우도 있었다. 비교적 고객이 뜸한 오전 시간에 유인 계산대를 운영하기 보다는 셀프 계산대 통해 운영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점포는 캐셔(계산원)를 계산대에 배치하는 대신 고객만족센터에서 배치하는 등 인력에 여유가 생긴다. 점포 입장에서는 그만큼 인건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형마트에서 고객 혼잡도에 따라 캐셔를 유동적으로 배치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예 셀프 계산대만 운영하는 것은 이마트 청계천점이 첫 사례다. 통상은 셀프 계산대만 운영되는 경우라고 해도 대형마트 마감 전 10분가량에 불과했다.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는 “아직도 셀프 계산대를 어려워하시는 고객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고객이 없는 시간대에도 계산대 1개는 운영하고 있다”며 “셀프 계산대만으로 운영하는 방안에 대해선 고객만족도 차원에서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에서는 전사적인 조치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청계천점에서는 해당 점포 상황과 고객 방문 시간 등을 고려해 유·무인 계산대를 탄력적으로 자체 운영하고 유·무인 계산대 이용 수요에 맞춰 유인 계산대 오픈 및 무인계산대 안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셀프 계산대가 캐셔를 대체하는 시대가 현실화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그동안 원칙적으로 운영돼 왔던 유인 계산대를 셀프 계산대가 대체하는 사례가 생긴 만큼 확산 가능성도 배제하기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대형마트는 셀프 계산대 도입 이후 유인 계산대를 꾸준히 줄여왔다. 

    특히 이마트는 지난 2021년 2만4599명에 달했던 직원 총수가 이듬해 2만3844명으로 감소했고 지난해 2만2744명으로 2년만에 1800명 가량이 줄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연결기준 적자전환 이후 수익성 회복이 가장 큰 과제가 된 상황이다.

    대형마트 노조 관계자는 “셀프 계산대가 도입될 때부터 우려 해왔던 것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대형마트가 이익을 위해 계산 과정의 불편을 캐셔와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