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닭볶음면 해외 열풍 타고 올 들어서 220% 급등 실적 급증에 주가 고공행진…시총 100위권 진입생산 시설 증설 발표에 매출 확대 전망…목표주가 '상향'
  • "10년 전 주가가 급등했던 삼립을 보는 것 같다. 투자 종목을 얘기할 때 기관이며, 고객들이며 삼양식품을 빼놓지 않는 분위기다." 

    대형 증권사 한 프라이빗뱅커(PB)는 기자와 만나 최근 고공행진하는 삼양식품의 주가 흐름을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SPC삼립은 지난 2012년 1만원대에 불과하던 주가가 4년 만에 34만원까지 치솟았는데요.

    호빵의 계절, 겨울이면 테마주처럼 주가가 튀어오르는 수준에서 나아가 인수합병을 통한 외형 확장과 그룹 내 식재료 유통에 따른 실적 급증으로 주가는 그야말로 퀀텀 점프했습니다. 지금은 물론 6만원대로 주가가 다시 주저앉은 상태이지만요.

    삼양식품은 최근 과거의 삼립식품 주가처럼 용솟음치는 모습입니다. 올 들어서만 지난 17일 기준 주가가 217.6% 급등했는데요.

    지난해 이맘 때만 해도 10만원대 초반 수준에 머물던 주가는 3개월 만에 20만원대로 올라서더니 올해 들어 지난 5월에는 한 달 동안 앞자리를 2번이나 갈아치우며 50만원대 후반을 기록했습니다.

    이달에도 10거래일 중 이틀을 제외하고는 매일같이 오르며 어느덧 주가가 70만원대에 이릅니다. 삼양식품은 18일 오전 장 초반 70만 원을 터치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지난 17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5조1676억원으로, 올초 코스피 시총 143위에서 어느덧 78위로 100위권 내 진입했습니다.

    동종업계와 비교할 때 17일 기준 라면 대장주 1위 농심의 시가총액이 3조4975억원(코스피 113위), 오뚜기가 1조9939억원(154위) 남짓임을 감안할 때 괄목할 만한 수치임이 분명합니다.

    삼양식품의 주가에 날개를 단 건 K-푸드 열풍입니다.

    삼양식품의 해외매출은 글로벌 시장의 불닭볶음면 신드롬으로 매년 최대치를 경신 중입니다. 지난 2016년 연결기준 930억원 수준이었던 해외매출은 지난해 8093억원로 7년 새 무려 770.2%나 급증합니다.

    실적 호조는 올해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삼양식품의 올해 첫 분기 성적표는 연결기준 매출액이 385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성장했는데요. 이 중 해외매출이 전년 대비 83% 급증한 2889억원을 달성하며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해외 매출의 절반 이상은 미국과 중국사업이 일조했습니다. 특히 미국에선 유명 가수 카디비(Cardi B)가 자신의 틱톡에 까르보불닭을 먹는 영상을 업로드해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장지혜 DS투자증권 연구원은 "K-푸드에 대한 글로벌 관심이 증가하고 주요 기업의 실적 성장이 맞물리며 관련 종목의 주가 상승이 가파른 상황"이라면서 "특히 삼양식품이 K-푸드 인기가 기업의 외형 성장뿐만 아니라 수익성 개선까지 견인한다는 것을 증명하면서 음식료 섹터 전반의 밸류에이션 리레이팅(재평가)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최근 삼양식품이 밀양 2공장 증설까지 발표하면서 당분간 주가는 우상향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삼양식품은 해외매출이 폭발적으로 급증하자 당초 5개 라인 건설 계획에서 1개 라인을 추가해 6개 라인을 늘릴 계획인데요.

    2025년 상반기 완공이 목표인 밀양 2공장의 라인이 신설되면 삼양식품의 연간 최대 라면 생산량은 기존 18억개에서 26억개로 37% 증가할 전망입니다. 

    증권가에선 추가 증설로 이 회사의 매출이 기존 1조9110억원에서 2조19억원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삼양식품의 목표주가를 최근 기존 66만원에서 83만원으로, 한화투자증권은 71만원에서 80만원으로 주가를 올려잡는 추세입니다. 

    글로벌 시장을 휩쓸고 있는 불닭의 '붉은' 효과, 삼양식품의 주가 상승은 어디까지일지 귀추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