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조종사노조, 일반노조 기자회견 개최"기업결합 후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대한항공 경영층과 접견 시도 무산 주장원유철 아시아나 대표 검찰 고발 방침도대한항공 측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반박
  • ▲ 아시아나 노조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항공과의 합병 반대를 주장했다. ⓒ뉴데일리DB
    ▲ 아시아나 노조가 11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한항공과의 합병 반대를 주장했다. ⓒ뉴데일리DB
    아시아나항공 노조가 대한항공과의 기업결합에 대해 결사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인수합병 후 대규모 구조조정이 우려되며, ‘메가 캐리어’는 허울이라고 주장했다.

    아시아나항공 조종사노조와 일반노조는 11일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12층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한예택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취지발언에서 “양사의 합병은 독과점으로 인해 요금 인상 및 서비스 질 저하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과 미주를 중심으로 진행 중인 운수권 양도 및 중복 노선 정리로 인해 대규모의 구조조정이 예상되며, 결국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노조는 인수합병 관련 직원들의 고용 및 처우를 논의하기 위해 대한항공 경영층과의 접견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를 통해 올해 2월, 3월, 5월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문서로 의사를 전달했지만 대한항공은 무시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 ▲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모습. ⓒ뉴데일리DB
    ▲ 기자회견 후 질의응답 모습. ⓒ뉴데일리DB
    아울러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를 배임으로 검찰에 고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으며, 양사 합병은 국부유출에 불과해 메가캐리어는 거짓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도성 아시아나 조종사노조 위원장은 “원 대표는 올해 아시아나에 도입돼야 할 A350 두 대를 인수합병도 되기 전에 대한항공으로 이관했다”면서 “연(年) 수십억원의 영업이익을 포기하고 주가를 떨어뜨리는 배임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아시아나 화물기 조종사들은 에어인천으로 강제 승계한다면 단체사직을 결의한다는 방침도 나타냈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17일 이사회를 열고 에어인천을 아시아나항공 화물기 사업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최 위원장은 “B747, B767 기종 운항승무원은 에어인천으로 매각 시 전원 사직을 결의하고, 이달 1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고 있다”면서 “최근에는 다른 기종 조종사들도 사직서 제출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두 노조는 “정부는 국가와 국민의 이익에 반하는 인수합병을 주도한 산업은행의 오류를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아시아나가 제3자에게 매각될 수 있도록 전면재검토를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은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뉴데일리DB
    ▲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은 9부 능선을 넘은 상태다. ⓒ뉴데일리DB
    한편,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이 9부 능선을 넘은 가운데 업계에서는 아시아나의 부실 상황을 고려하면 기업결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우선 대한항공은 지난 2021년 아시아나 인수를 추진한 후 기업결합을 신고한 14개 필수 신고국 중 미국을 제외한 13국의 승인을 받았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월 말까지 미국으로부터 합병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으로 본다”고 발언하면서 연내 승인이 마무리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아시아나는 부채규모만 12조~13조원 수준이며,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2000%에 달할 정도로 취약한 재무구조를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합병이 무산되면 최악의 경우 파산 가능성마저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 합병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면서 “대한항공과의 합병이 틀어지게 되면 당장 대안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 노조의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했다. ⓒ뉴데일리DB
    ▲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 노조의 기자회견에 대해 반박했다. ⓒ뉴데일리DB
    한편, 대한항공은 이날 아시아나노조 기자회견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대한항공 측은 “아시아나항공은 차입금 증가, 이자비용 상승, 2000%가 넘는 부채비율 등 재무구조 악화로 독자 생존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3조6000억원 이상 공적자금이 투입된 아시아나에 추가 혈세 투입은 어불성설”이라며 “제3자 매각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 노조의 대규모 구조조정 우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노조와의 접촉은 법적 우려가 있다”면서 “다만 여러 차례 공언했던 것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며, 에어인천으로 이전할 직원들을 위해 고용 및 근로조건 유지를 최우선 과제로 협상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