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당선 가능성에 코스피 조정 불가피반도체·자동체 하락세, 코스피 2800선 하회다음주 바이든 대통령 '후보 사퇴' 또다른 변수트럼프 '수혜주 vs 피해주' 출렁일지 주목
  • 최근 '삼천피'를 향해 달리던 코스피 지수가 주춤하고 있다. 미국 대선을 앞두고 '자국 보호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재집권에 대한 불안심리가 가중되면서다. 다만 '고령 리스크'로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론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만약 주말 사이 바이든의 중도 하차가 결정될 경우 상황은 다시 반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02% 내린 2795.46에 장을 마쳤다. 장 중 한 때 2770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미국발 기술주 훈풍에 코스피 대장주들의 랠리로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기도 하는 등 최근 국내 증시 분위기는 좋았다. 하지만 지난 주말 '트럼프 피격' 사건 이후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1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이 일어난 이후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한때는 70% 이상 당선 확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방산·전통에너지·암호화폐 등 일명 '트럼프 수혜주'에 베팅하기 시작했다. 

    반대로 트럼프가 '반도체 지원법'을 정면 비판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를 포함한 자동차·이차전지 관련주는 하락이 불가피 했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 주가는 일주일 만에 2.6% 하락했으며, SK하이닉스도 주간 8% 이상 낙폭을 키웠다. 

    현대차와 기아 역시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이며 각각 5%, 3% 이상 빠졌다. 이들 종목은 코스피 지수를 받치는 대장주들인 만큼 지수 하방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날 미국 현지에서는 트럼프가 장장 약 93분의 수락 연설을 이어가면서 수혜주 랠리에 힘을 보탰다. 트럼프는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 "대만, 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무력 충돌의 망령이 커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포함해 "현 정부가 야기한 모든 국제 위기를 종식하겠다"고 밝혔다.

    경제 분야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른바 '바이든노믹스'가 높은 인플레이션을 야기했다며 "나는 인플레이션 위기를 즉각 끝낼 것"이라며 금리를 떨어뜨리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표 수혜주로 꼽히는 방산주들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전 거래일 대비 3.68% 오른 28만1500원에 장을 닫았으며, LIG넥스원도 0.43% 상승한 23만2000원을 기록했다. 한화시스템도 0.41% 올랐다. 반면 삼성전자(-2.88%), SK하이닉스(-1.41%), 현대차(-0.41%), 기아(-3.00) 등 '트럼프 피해주'들은 하락 마감했다.

    이 같은 흐름에 하반기 낙관론을 이어가던 증권가에서도 코스피 예상밴드 재조정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우려에 다음주 코스피 지수를 2900선 아래(2760~2880)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시 반전도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사퇴론'이 어느정도 정리가 되면 이번주 조정 받았던 관련주들이 반등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언론에 따르면 민주당 핵심 지도부 뿐만 아니라 오바마 전 대통령까지 바이든 사퇴를 압박한 것으로 전해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자리에서 물러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후보직을 승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날 현지기준 미국 CBS방송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지지율은 52%로 바이든 대통령(47%)를 5%p 앞섰다. 트럼프의 상대가 해리스 부통령인 경우에는 바이든 보다 되레 오차 범위가 줄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의 가상 대결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51%인 반면, 해리스는 48%로 근소한 차이를 보인 것이다.

    현재 바이든 대통령이 코로나19 감염으로 칩거에 돌입한데다 후보 사퇴론에 대해서도 누그러진 반응을 보이며 당내 의견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전언도 나온다. 칩거에 들어간 바이든 대통령이 주말 사이 극적으로 '중도 하차'를 결정할 경우 국내 증시도 새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 관계자는 "방산·원전 등 트럼프 수혜 종목 투자에 나섰던 투자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하차 시 전략을 수정해야 하는지 진척 상황을 유심히 주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