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오를 때 코스닥은 ↓ 반대흐름 지속상위종목 이차전지·제약주 모두 약세美 '트럼프 재집권' 가능성도 부담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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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때 거래대금 '18조 원'을 웃돌았던 코스닥 시장이 맥없이 처지고 있다. 밸류업 정책·미국 대선 불확실성 등 국내외 정책 기조가 비교적 코스피 종목 수혜주에 유리한 조건으로 흘러가고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코스닥 시장이 이차전지·제약 등 성장주 위주로 포진된 만큼 한동안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들어 지난주 말 기준 6.5% 올랐지만 코스닥은 5.5% 가량 하락했다. 코스닥은 지난 3월 26일 916.09로 연고점을 찍은 이후 더 오르지 못하고 현재 820선 박스에 갇힌 상태다. 이날 오전 기준으로도 810대 까지 밀리면서 52주 최고가를 세웠던 지난해 7월 26일(956.40)과 비교해서는 18% 이상 하락길을 걷고 있는 모습이다. 

    거래대금에서도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올 초만해도 코스닥의 월별 일 평균 거래대금은 11조 원대를 웃돌았지만 지난달에는 8조 원대까지 줄어들었다. 반면 코스피는 2월까지 11조 원대를 유지하다 지난달에는 13조 원까지 늘었다. 

    코스닥의 부진에는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이차전지 대장주들의 부진이 영향이 크다. 전기차 수요 둔화 등으로 실적 악화 전망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스닥 시총 1위인 에코프로비엠 주가는 1월 2일 28만3500원에서 한때 30만 원까지 넘어섰지만 현재는 18만 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연초 대비 이날(18만6100원)까지 무려 52%나 빠지며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알테오젠에게 시총 2위 자리를 내준 에코프로 주가도 같은 기간 대비 24.21% 하락했다. 

    여기에 '에코프로 형제'와 함께 지수를 떠받치던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과 합병하면서 코스닥 시장에서 상장 폐지가 됐고, 시가총액 4위였던 앨엔에프 역시 코스피로 이전상장 하며  코스닥 투자 매력도는 더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AI 반도체 관련주나 금융·자동차 등 기업 밸류업 정책 수혜 종목들이 코스피에 몰려 있는 점도 부진한 이유 중 하나다.

    오는 11월 치러질 미국 대선 변수도 코스닥 시장에 악재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사퇴를 결정하면서 '트럼프 재집권'에 대한 가능성이 커지면서다.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만큼 그간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해온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흔들릴 수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신승진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스닥은 이차전지, 바이오,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들로 이뤄지는데 이차전지는 전기차 판매가 둔화되면서 수익이 좋지 않고 반도체와 소부장도 미국의 대중 반도체 규제 이슈가 있어 상승세가 쉽지 않다"며 "바이오 섹터 역시 이익으로 주가가 증명되는 회사가 많지 않아 반등 이슈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변수 등 대외 불확실성 해소도 중요하지만 내수경기 침체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내수기업의 기업심리지수(CBSI)는 96.5p로 1년 전(100.5p)보다 4p 감소했다. 수출기업 CBSI가 같은 기간 86.1p에서 99.0p로 13p가량 오른 것도 대조적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적 기대감도 자연스레 꺾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서 산출한 코스닥 기업 59곳의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는 연초만 해도 5조1932억 원이었으나 최근 기준 3조9645억 원으로 23% 이상 감소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코스닥은 글로벌 증시는 물론 코스피와도 디커플링이 되는 이중 디커플링에 빠져 있다"며 "이중 디커플링 현상이 해소되기 위해서는 미 대선, 금리 인하 시기 등 대외 불확실성 해소도 중요하지만 내수 회복세 조기 가시화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