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 지난 8거래일간 국내 증시서 1조2303억 원 팔아치워매도세 속 삼성중공업‧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방산‧조선株는 사들여실적 개선 확실한 종목 중심 순매수…하이닉스 등 반도체는 차익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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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이른바 '셀 코리아'에 나선 가운데, 방산주와 조선주들은 대거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은 이와 더불어 실적 개선이 확실한 기업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기록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12일부터 전날까지 8거래일간 국내 증시에서 1조2303억 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 투자자들은 1조5291억 원을 순매수하며 외국인의 매도세를 받아내는 모습이었다. 

    이 기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주를 가장 많이 팔았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각각 10조8595억 원, 3조128억 원 팔아치우는 등 반도체 주도주를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선 모습이었다.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국내 주식시장에서의 외국인 매수세는 거셌다. 실제 외국인은 올 상반기 국내 증시에서 22조9000억 원을 순매수,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8년 이후 가장 많은 역대 최대 규모의 금액을 사들인 바 있다. 

    그러나 3개월여 남은 미국 대선 구도가 예측하기 힘든 격변 속으로 빠져듦과 동시에 증시가 큰 변동성을 보이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급격히 자금을 한국 시장에서 빼가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다만 이와 같은 순매도 흐름 속에서도 조선·방산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지난 8거래일간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중공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해당 기간 삼성중공업을 1조7504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밖에 HD한국조선해양도 4793억 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8709억 원가량 사들였다. 이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록한 다섯 번째로 큰 순매수 규모다.

    조선 업종은 최근 실적 개선과 더불어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이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 시 미국 화석연료 투자 확대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발주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당선 수혜주로 돈이 몰리는 현상)'로 꼽히는 방산 역시 수주 물량을 늘리고 있는 데다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밖에 외국인은 실적 개선이 확실한 종목을 중심으로 순매수를 이어갔다. 

    실제 외국인은 2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전자를 1조2674억 원어치 사들여 순매수 3위에 올렸다.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KT&G(9148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만큼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기업 중심의 투자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불확실성은 이어질 전망"이라며 "11월 선거일까지 변동성에 대비해 정치적 민감도가 낮은 실적 중심의 섹터 전략이 유효하다"라고 분석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트레이드는 그간 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누적된 상황 속에서 발생한 정치 재료였다"라며 "시장은 대내외 경기 및 실적 이벤트를 소화하면서 낙폭 과대주를 중심으로 주가 회복에 나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정치적 이슈와 이벤트에 대한 불확실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만, 시장에서 더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