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2분기 순익 1조1164억원…전년동기 대비 20%↑ELS 타격에도 건재한 이익체력… 상반기 순이자익 5조원 돌파'아픈 손가락' 인도네시아 KB뱅크, 흑자전환 가시화ELS사태 후 조직변화 진두지휘… 직원들 신망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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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그룹이 올해 2분기 1조732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지난 1분기 홍콩H지수 ELS(주가연계증권) 사태로 흔들렸던 KB국민은행이 빠른 회복력으로 2분기 그룹 순익의 64%를 책임진 덕이다.

    이에 따라 연말 두 번째 임기가 끝나는 이재근 국민은행장은 3연임에 한 걸음 다가섰다는 평가다.

    이 행장은 지난해 11월 첫 2년 임기를 마치고 연임에 성공해 '2+1'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행장의 임기 3년 차를 불안하게 했던 홍콩ELS 사태는 오히려 리더십과 위기대응 능력을 선보일 기회가 됐다는 게 KB금융 안팎의 평가다. 

    국민은행의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164억원으로 상생금융과 대출규제 강화 등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전년 동기(9270억원) 대비 20% 증가했다. 홍콩 ELS 배상 관련 충당부채 여파가 컸던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186.6% 증가한 것이다.

    2분기 순이자이익 역시 2조57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1% 늘었다. 

    지난 1분기에는 홍콩 ELS 배상여파로 순이익에 드러나진 않았지만 국민은행의 핵심이익 창출력은 건재했다. 

    지난 1분기 순이자이익 규모는 2조5529억원으로 다른 시중은행들을 압도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2조1000억원대 순이자이익을 거뒀고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2조원을 밑돌았다. 

    이 결과 국민은행의 올해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5조원을 돌파했다.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금융사들은 CEO(최고경영자) 임기 만료 3개월전에 경영승계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오는 9월부터 경영승계절차가 시작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2분기 실적은 이 행장의 연임 평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으로 거론되는 인도네시아 법인 KB뱅크(옛 부코핀은행)도 흑자전환을 가시화하고 있다. 이 행장은 내년까지 부코핀은행의 흑자전환에 대한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지난 2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강남채 국민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은 “KB뱅크는 이자이익 개선과 판관비 개선을 통해 올해 3월부터 6월까지 손익이 플러스 숫자를 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이 행장이 그룹 내에서 ELS 사태의 수습과 내부통제 강화 등 주요 임무를 부여받고 있는 점도 연임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국민은행은 지난 4월 이 행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고 내부통제 실효성 강화 등을 위한 핵심 실행과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이 행장은 정기적인 대면 회의 대신 직접 과제별 진행 상황을 보고 받으면서 사안들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직원들의 신망이 두터운 점도 강점이다. 이 행장은 지난 1분기 홍콩 ELS 사태로 인해 재무적으로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을 위한 복지 강화를 잊지 않고 챙겼다.

    대표적으로 육아로 인한 여직원들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올해 금융권 최초로 ‘재채용 조건부 퇴직 제도’를 도입한 데 이어, 노사합의를 통해 직원들의 출생장려금을 최대 2000만원까지 상향했다.

    이런 노력에 힘입어 이 행장 재임 중 국민은행 직원들의 평균 근속연수는 2022년 15.4년에서 지난해 15.8년으로 늘어나 시중은행 중 가장 길었다. 금융그룹들의 근속연수는 같은 기간 14.6년에서 14.9년으로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