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택배노조 한진본부 기자회견 개최한진 택배노동자 대상 실태조사 결과 발표사측의 사진 전송 및 차량 도색 강요 주장"각종 페널티로 택배기사 수입 갈취해"
  • ▲ 택배노조 한진본부가 25일 한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 택배노조 한진본부가 25일 한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한진택배 노조가 사측으로부터 해고를 빌미로 갑질을 당하고 있으며, 부당한 페널티로 수입도 갈취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한진본부는 25일 서울 중구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부당 조치에 대한 실태조사 결과를 보고했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9일 한진 택배기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해 총 1108명의 응답을 수집했다. 이는 전체 한진 택배기사 8000여명의 약 14%에 해당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42.5%가 '도색 및 광고 제거 압박을 받았다'고 응답했으며, 75.9%가 도색 비용 중 절반 이상을 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67.7%는 차량 판매를 위한 도색 제거 비용 전액을 본인 부담했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 4명 중 1명(25.1%)은 도색을 하지 않아 해고 압박을 받은 적이 있다고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어 노조 측은 택배기사의 수입을 줄이는 각종 페널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노조 측은 "사회적 합의로 분류작업 중 발생한 분실에 대해서는 택배사가 책임지는 것으로 정리됐음에도 사측이 그 비용을 택배기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고객이 배송에 대해 불만을 제기할 경우 최대 5만원의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며 "오배송의 경우 고객이 다시 택배를 돌려받아 사실상 어떠한 피해가 없음에도 불구, 2만원 가량의 페널티를 감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사측의 배송 완료 인증사진 전송 강요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노조 측은 최근 한진택배가 택배기사 사진 전송 기준을 기존의 30%에서 70%로 상향해 기사들을 압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조 측은 "조사 응답자의 78.6%가 사진 전송으로 기존보다 1시간 이상이 더 소요되고 있다고 답했다"며 "최근 분류작업 시간이 늘고 당일배송 압박까지 거세진 것과 맞물려 노동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연대 발언자로 나선 김광창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사무처장은 "책임 배송을 위해 사진 전송을 요구하는 것이라면, 제대로 시스템부터 갖추고 요구해야 한다"며, "사측이 우리의 늘어난 노동 시간을 책임져 주지 않는다면 (요구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치열한 택배산업에서 한진택배를 지속 성장시킬 생각이 있다면 당장 갑질을 중단하고 노조 측과 책임 있는 대화를 나눠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상욱 택배노조 한진기흥지회장은 현장 발언을 통해 "터미널 내 인수인계 과정 중 분실되는 택배들에 대해서도 기사들의 명세서에 반영되고 있다"며 "택배기사들은 일하기 싫은 게 아니라, 일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 달라고 외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