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투자개발형수주액 12.7억달러…전년比 252.7%↑'중국‧튀르키예' 등 저가공세…도급사업 수익성 악화
  •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지난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판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예방했다.ⓒ대우건설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지난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판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예방했다.ⓒ대우건설
    국내건설사들이 해외 투자개발형사업에 무게를 싣고있다. 도급사업보다 수익성이 높은데다 해당국가에서 저변확대도 꾀할 수 있기 때문이다. 

    30일 해외건설통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해외 투자개발형수주액은 12억7000만달러(1조7566억원)로 집계됐다. 전년동기 3억6000만달러(4975억원)와 비교해 252.7% 급등한 것이다. 

    해외 투자개발형사업이란 사업시행자가 기획‧개발‧금융조달은 물론 향후 시공과 운영관리까지 사업전반을 맡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건설사들의 해외사업은 도급사업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았다. 

    하지만 최근 몇 년사이 중국과 튀르키예 등의 저가공세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어렵게 수주를 따낸다고 해도 실익이 크지 않게 된 것이다. 

    실제 업계에서는 도급사업은 수익성이 3~5%대인 반면에 해외 투자개발형사업 수익성은 10%대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현재 국내건설사가 추진중인 대표적인 투자개발형사업은 대우건설의 베트남 하노이 THT신도시 프로젝트다. 이 사업은 하노이 시청으로부터 북서쪽 5km 위치에 총 86.3ha 면적의 신도시를 짓는 것이다. 

    사업장은 1단계(114.8ha)‧2단계(71.5ha)로 나뉘며 개발기간은 1단계 2010년~2024년‧2단계 2017~2028년까지다. 총 사업비는 24억달러(3조3192억원)이며 사업기획부터 토지개발‧매각‧분양까지 대우건설이 총괄한다. 

    GS건설 자회사인 GS이니마는 올초 브라질에서 현지 수처리기업 CESAN의 물 재사용 양허권을 낙찰받았다. 이는 브라질 최초 물 재사용 양허권이며 이 계약의 예상가치는 22억4000만헤알(약 6100억원)으로 추산된다. 

    GS이니마는 약 30년동안 브라질 이스피리투산투주(州) 캄부리 유역에 폐수처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이를 재활용해 세계 최대 철강업체인 아르셀로미탈 공장에 산업용수를 공급한다. 

    이를 위해 초당 300ℓ 하수를 산업용수를 전환하는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 ▲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지난 3일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판 민 찐 베트남 총리를 예방했다.ⓒ대우건설
    SK에코플랜트 역시 해외 투자개발형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17년 DL이앤씨와 함께 튀르키예 차나칼레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이 사업은 튀르키예 차나칼레주(州)의 랍세키와 겔리볼루 지역을 연결하는 현수교를 건설하는 것이다. 총길이가 3563m로 주탑과 주탑사이의 거리인 주경간장이 2023m로 세계에서 가장 긴 현수교다. 

    발주처는 터키 도로청(KGM)으로 총사업비는 4조1000억원이다. 이 사업에 대한 SK에코플랜트 투자지분은 25%이며 지난 2022년 개통 후 운영을 맡고있다.

    건설사들이 해외 투자개발사업에 공을 들이면서 정부 역시도 지원사격에 나섰다. 정부는 장기간 대규모로 이뤄지는 해외도시개발사업 특성을 고려해 정부간 협력을 기반으로 민관 공동사업에 나서는 '도시성장 동반자 프로그램'(UGPP)도 추진하기로 했다. 

    이는 전문공공기관이 디벨로퍼로서 먼저 사업을 발구하고 민간건설사가 지분투자와 시공수주를 추진하는 방식이다. 

    또한 정부는 유‧무상 ODA‧정책금융을 연계한 수주패키지도 지원한다. 대규모 금융이 필요한 투자개발사업에 맞춰 ODA와 EDCF(대외경제협력기금)를 적극활용한다는 방침이다. 

    도로‧상하수도‧전력망 등 상업성이 없는 공공인프라사업은 수원국 정부가 EDCF를 활용해 발주하고 주택‧산업단지 등 상업성이 있는 사업은 국내기업이 투자개발사업 형태로 진행하는 것이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현재까지 해외건설사업에서 단순도급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이상이다.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은데 경쟁과열로 수익성은 많이 하락한 상태"라며 "이에 국내건설사들은 보다 수익성이 높은 투자개발형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결과 최근 3년연속 수주액이 10억불을 넘고 있다. 여기에 정부지원까지 더해지면 향후 해외 투자개발형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