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한국광고총연합회, 광고산업진흥법 제정 토론회 열어김승수 의원 "관리·규제를 위한 법들만 부처별로 산재, 체계적인 진흥법 있어야""50인 미만 사업장이 광고 산업 97%… 무한 경쟁 상황에서 제도적 장치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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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 정국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민생 법안'으로 불리는 '광고산업진흥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31일 여의도 소재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 및 한국광고총연합회 주관으로 광고산업진흥법 제정 토론회가 열렸다.광고 업계는 광고사업자의 97%가 50인 이하 중소기업이라는 점에서 광고산업진흥법이 '민생 법안'이며, 여야간 정치 싸움과 별개로 조속한 입법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6월 김승수 국민의힘 국회의원은 K-광고산업 발전과 육성을 위한 광고산업 진흥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한 상태다. 해당 토론회에도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참석하며 힘을 보탰다.김승수 의원은 "현재 과기정통부부터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가 나뉘어져 관리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특히 각 부처에서도 관련 법이 있지만 관리, 규제를 위한 것들이다. 체계적으로 광고 생태계를 지원할 수 있는 법 제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광고산업진흥법 발의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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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또한 "예전에는 광고 회사라고 하면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모였던 곳이라고 떠올렸지만 지금과 같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진흥법 제정이 시의적절하다"며 "지금 입법되지 않으면 우리 광고 콘텐츠의 우수성이 사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번 광고산업진흥법 제정 계기로 광고산업이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광고산업진흥법에 제정에 함께할 뜻을 전했다.김낙회 한국광고총연합회 회장은 "광고 산업은 대표적인 창조 산업이지만 현재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인공지능(AI), 디지털 전환 가속, 매체간 경계는 물론 국가간 경계가 허물어져 하나의 경제권이 됐다"며 "광고업 개념 자체가 변한 지금, 한국 광고 산업은 생존의 기로에 서있다. IMF 사태, 코로나 때보다 위기다. 광고산업진흥법을 10만 광고인 이름으로 청원드린다"고 읍소했다.최세정 제29대 한국광고학회장(고려대학교 미디어학부 교수)도 "광고산업진흥법에 대한 사회적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 자체가 절망적이다. 광고산업은 오랫동안 전통을 가지고 고도화해 왔다. 인재 양성은 물론 훌륭한 콘텐츠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K-콘텐츠 산업의 동반자로서 가치 창출을 도왔다"며 "이 열정과 정체성이 지속될 수 있는 시발점인 광고산업진흥법에 힘을 모아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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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를 맡은 김병희 서원대학교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광고의 목적이 '널리 알리는 것'에서 '폭넓게 모이게 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광고가 미디어를 통한 메시지의 전달에서 콘텐츠 자체가 된 것"이라며 "문화 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스로스비도 광고는 문화 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분야라고 적시하기도 했다"고 전했다.이어 김병희 교수는 "해외에서는 10명 이하의 작은 회사들도 칸 라이언즈 등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경우가 많은데 국내 광고 산업은 인프라 부족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러 가지 광고 법안들은 일부 조항의 곁다리로 껴있는 수준"이라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광고 진흥법 제정을 통해 여러가지 기대효과를 전망했다. 먼저 글로벌 시장 개척에 기여할 수 있다. 해외로 빠져나간 플랫폼 광고비 79% 이상을 국내 미디어와 광고 산업으로 선순환 재투자되도록 유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두번째로 국내 벤처 스타트업의 초기 수익을 유발할 수 있다. 디지털 애드테크 스타트업 등 창업 지원을 하고 벤처 스타트업 발전을 위한 조사 연구 실시 등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수익 창출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세번째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하는 창의적 인재를 양성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기반의 '뉴 칼라(new collar)' 계층의 부상에 기여할 수 있다. 뉴칼라란 '블루칼라(Blue Collar·육체 노동직)'도, '화이트칼라(White Collar·전문 사무직)'도 아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롭게 등장할 노동 계급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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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나선 신원수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부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진흥법으로는 문화예술부터 인쇄, 추판, 게임, 음악, 서예, 바둑 등 여러가지가 대상이나, 광고는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이어 신원수 부회장은 "모든 기업들이 디지털 전환이 되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중소기업들은 자체적으로 디지털 전환을 할 수 없는 처지"라며 "중소기업, 자영업자들도 데이터, AI 기반의 광고 마케팅을 함으로써 글로벌 소비자들과 만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50인 미만 사업자를 대표해 자리한 이성용 유브레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는 "구글이 쿠키(크롬의 제3자데이터)를 제한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너무 충격이었고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는데, 관련해 얘기해주는 사람이 아무도 없더라"면서 "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은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들이 필요하다. 제도적인 장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유승철 이화여자대학교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는 "광고 산업은 '사회의 분위기를 만드는 사업'이다. 하루 평균 3000개에서 1만개의 광고를 보는데, 대다수가 선정적인 저품질 광고"라며 "이는 광고를 규제의 대상이라고만 봤기 때문"이라며 "컨트롤타워도 없이 좋은 광고를 진흥하기 위한 법이 없다. 광고산업진흥법은 단순히 광고 산업을 살리는 것을 넘어, 한국 사회를 살리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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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규 제일기획 상무 또한 "수많은 기업들과 브랜드들이 세계로 뻗어가는 상황에서 광고는 이와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산업"이라며 "심지어는 1인 제작도 가능한 광고 시장에서 많은 콘텐츠 업체들이 다양하게 꿈을 펼치길 바란다. 수많은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점"이라고 말했다.강은영 문화체육관광부 방송영상광고 과장에 따르면 광고 산업의 경제적 파급효과는 6만3000명으로 상당한 수준이다. 강 과장은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로 광고 산업의 부침을 알고 있다"며 "국내 광고 산업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쓸 것"이라고 전했다.마지막으로 이용우 한국광고산업협회 회장(이노션 대표)은 "신입사원 시절 미국 출장가서 본 TV 광고가 너무 멋졌다. 한국 광고 산업도 많이 성장했지만 전체적으로 좁혀야 할 간극이 크다"며 "10년 뒤 미국 비즈니스맨들이 한국 광고를 보고 놀랄 일이 있길 바라고, 오늘이 그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토론회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