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최악 상황으로 … 해결책 대신 의대평가 두고 갑론을박의평원, 증원 10% 이상 30곳 의대 타깃 '집중평가' 예고 교육부 "대학에 부담" 우려 … 총장들 "학생들 복귀가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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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전공의 모집이 실패로 돌아갔고 신규 의사 배출도 못 하는 상황으로 한국 의료는 최악의 시기에 접어들었다. 무엇보다 환자 피해 최소화를 위한 대책을 만들어야 하는데 의대증원 절차를 두고 날 선 공방만 계속되고 있다.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된 하반기 모집 성과는 참패다. 사직 전공의는 전문의 수련을 포기했고 약 7700명의 대규모 인력은 한꺼번에 개원가 구직 시장을 향했다.환자를 볼 인력이 없으니 진료 건수는 급감하고 지방대병원부터 경영난으로 문을 닫는 곳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장기화할 경우 빅5병원을 비롯해 수도권 대형병원도 연쇄적 타격이 이어진다.의대생들 역시 의사국가고시를 포기하면서 내년도 신규 의사 배출은 극소수에 머무를 전망이다. 의대 본과 4학년 학생과 전년도 시험 불합격자, 외국 의대 졸업자 등을 더한 3200여명이 응시 대상이었는데 총 364명만 원서를 냈다.의대생 중에서는 전체의 5%에 불과한 159명만 원서를 접수한 상황으로 의학교육의 현장은 사실상 붕괴됐다.이처럼 상황은 최악으로 바뀌었다. 병원은 도산의 위기에, 환자는 죽음의 목전에 와있지만 의과대학 평가를 두고 난타전이 벌어지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의평원 30곳 의대 타깃 '현미경 평가' 갑론을박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의대평가는 의대증원 절차의 최종 관문으로 여겨졌다. 교육을 질을 담보할 수 있는지 검증대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여기서 불인증 판단을 하게 되면 각 대학은 신입을 받을 수 없다.의평원은 입학정원이 10% 이상 늘어난 30곳의 의대를 대상으로 6년간 매년 평가를 실시하기로 했다. 통상 인증 평가가 2년, 4년, 6년 주기로 진행되는 것과 비교해 엄격한 기준이 적용된다는 의미다. 평가 지표도 기존 15개에서 51개로 확대했다.또 이들 대학은 8월 31일까지 주요변화평가 신청서를 제출한 뒤 주요변화계획서를 작성해 11월 말까지 의평원에 제출해야 한다. 12월부터 본격적인 심사에 들어가 내년 2월에 평가결과를 각 대학에 통보할 방침이다.안덕선 의평원장은 "의대 정원이 기존의 늘어났을 때 과연 증원 전과 동일한 수준의 의학교육이 제공될 수 있을지에 대해 국민이 우려를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각 의대에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 아닌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의대 교수들은 의평원의 기조에 동의하고 있다. 의대증원을 반대하는 입장이어서 '현미경 평가' 돌입시 증원분을 억제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총장들, 학생도 없는데 보고서 제출 '무리'대학 총장들은 의평원 평가보고서 제출을 거부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 회장직을 수행 중인 홍원화 경북대 총장은 "학생들이 수업에 돌아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반박했다.홍 회장은 "학생도 없는 대학에서 무슨 평가를 하라는 의미냐.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온 이후 3개월 이후가 아니라면 보고서에 사인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교육부는 총장들의 입장에 동의하고 있다. 교육부는 "평가 항목의 과도한 확대, 일정 단축 등으로 대학의 준비에 큰 부담이 된다"며 "국회 예산 일정과 대학의 회계연도 등을 고려할 때 구체적인 투자계획을 평가에 반영할 수 없는 점 등도 우려하고 있다"고 했다.이어 "대학 의견 등을 바탕으로 변화평가 계획을 심의해 결과에 따라 (의평원에) 이행 권고 또는 보완 지시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이러한 교육부 입장에 의대교수들이 재차 의평원 평가 강화는 필수불가결한 사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반박했다.가톨릭대·고려대·서울대·성균관대·연세대·울산대 등 6개 의대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최소한의 검증조차 거부하려 하려는 것"이냐며 의평원의 강화된 평가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이들은 "인증평가는 학생·교원 수, 시설, 재정 조달 등을 점검하는 것"이라며 "기네스북에 기록될 만큼 급격하고 과도한 의대 증원 시 과연 온전한 의학교육이 가능할지를 확인하는 절차"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