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실적에·리츠 투자 대박씨티스퀘어 300억 이상 차익정몽혁 회장 독려에도 M&A는… "검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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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실적 신기록을 쓰고 있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사업다각화에 속도를 낸다. 신사업 인수·합병(M&A)은 물론 부동산투자회사(리츠) 투자 등을 통해 단순 종합상사를 벗어나 지속성장 가능한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1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코퍼레이션은 신사업 분야 M&A를 추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회사는 앞서 올해 초 ‘3H 전략’을 발표하며 연내 기업 M&A을 통한 규모의 성장을 예고한 바 있다. 인수 대상은 트레이딩과 연계한 생산·유통사업 부문, 기존 사업과 무관한 신사업 부문 등이다.정몽혁 현대코퍼레이션 회장도 지난 1월 회사 글로벌전략회의(GSC)에서 “올해 한 개 이상의 바이아웃 딜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새로운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노력해 주길 바란다”고 주문한 바 있다. 바이아웃 딜은 다른 기업을 상대로 지분을 50% 이상 사들여 지배권을 확보하는 계약을 말한다.현대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수익 다변화와 획기적 체질 개선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M&A를 검토 중”이라면서 “전사적으로 추진·독려하고 있는 만큼 연내 M&A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현대코퍼레이션은 종합상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사업으로의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1년 현대종합상사에서 사명을 변경한 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해왔지만 최근 들어 그 속도가 빨라지는 분위기다. 리츠 사업 확대도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현대코퍼레이션은 지난달 신한리츠운용과 손잡고 서울 지역 알짜 오피스인 씨티스퀘어의 재투자를 결정했다. 이를 위해 신한리츠운용이 설립한 신한알파서소문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 1660만주를 830억원에 취득키도 했다. 현대코퍼레이션 지난해 영업이익 993억원의 약 84%에 달하는 금액이다.현대코퍼레이션은 2019년 6월 한강에셋자산운용의 ‘한강국내전문투자사모부동산투자신탁 13호’를 통해 씨티스퀘어에 투자한 바 있다. 당시 주요 에쿼티 투자자로 참여했는데 총 300억원을 투자해 629억을 회수하게 됐다. 300억원이 넘는 차액을 남긴 셈이다.시장에서는 현대코퍼레이션의 사업 다각화 작업이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호실적에 신용등급 상향, 투자 수익 등으로 현금 조달 여력은 우수하다는 평가다.회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3422억원, 영업이익 646억원을 실적을 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0.7% 증가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22.5%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26.9% 증가한 654억원으로 집계됐다. 철강, 승용차, 자동차 부품 등 기존 주력 사업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이 이어졌고, 북미지역을 대상으로 한 배전변압기 사업과 독립국가연합(CIS)지역을 대상으로 한 승·상용 차량 및 부품 등 프로젝트 사업들에서도 좋은 성과를 낸 덕이다.일각에서는 올해 현대코퍼레이션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현대코퍼레이션이 올해 연간 매출액 6조7413억원, 영업이익 1162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 말 대비 매출액은 2.4%, 영업이익은 17%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다.무역금융을 제외하면 부채 규모도 많지 않아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 종합상사는 수입사로부터 대금을 받기 전까지 수출채권을 담보로 무역금융을 사용해 제조사에 대금을 지불한다. 그러나 공사 등으로부터 보호받는 무역보험에 가입돼 안전한 수출채권을 담보로 한 차입금의 경우라도 구분없이 모두 부채로 취급된다. 장사가 잘 되어 물건을 많이 팔수록 부채비율도 함께 늘어나는 셈이다.이 같은 점을 반영해 올해 초 국내 신용평가 3사는 현대코퍼레이션의 신용등급을 A0등급으로 상향하기도 했다. 덕분에 3월 실시한 회사채에서는 600억원 모집에 6300억원이 넘는 투자금액이 몰리며 10대 1의 경쟁력을 기록했다.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씨티스퀘어 빌딩 매각을 통해 약 329억원의 매각차익을 인식할 예정이고 연결로 인식되고 있는 해당 부동산펀드의 청산 및 리츠로의 전환을 통해 연결 자산·부채 감소와 부채비율 하락까지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