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올해들어 네 번째 대출 관련 금융사고우리은행, 직원 횡령에 전임 회장 연루 부당대출까지 국민은행, 실적 욕심에 담보 부풀려 초과 대출 김병환 “환골탈태 심정으로 내부통제 재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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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은행들이 내부통제 강화를 외치고 있지만 횡령‧배임‧부당대출 등 임직원의 모럴해저드로 인한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전임 지주회장이 얽힌 초유의 부당대출 사건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NH농협은행에서 또다시 100억원대 횡령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 농협은행 또 금융사고… "4년간 117억 횡령"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최근 서울 시내 한 영업점에서 횡령으로 의심되는 부당여신거래 행위를 발견하고 지난 20일 감사에 착수했다. 

    해당 영업점 직원 A씨는 지인 명의를 도용하는 방식으로 거액의 대출을 일으킨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기간은 지난 2020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약 4년으로, 사고금액은 현재까지 약 117억원으로 추정된다.

    농협은행은 즉각 형사고발과 인사조치를 실시했으나, A씨가 내부 감사를 받고 난 후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감사 절차는 중단된 상태다.

    농협은행에서 발생한 배임·횡령 관련 금융사고는 올해 들어 네 번째다. 지난 3월 한 지점 직원의 부동산 담보 대출 관련 배임 혐의가 적발됐고, 이후 내부 감사를 통해 지난 5월 비슷한 금융사고 두 건이 추가로 드러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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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이지 않는 횡령·배임… “발 못 붙일 정도로 엄정 조치해야”

    올해들어 이번 농협은행까지 은행권에서 횡령·배임·심사 소홀 등으로 적발된 부당대출 사건은 벌써 9건에 달한다.

    우리은행에선 최근 금융감독원 현장검사에 의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연루된 350억원대 부당대출 사건이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법인과 개인사업자에게 서류나 담보물 확인도 없이 대출을 내주다 200억원 넘는 부실이 발생했다.

    또 앞서 지난 6월에는 김해지점에서 근무하던 대리급 직원에 의한 180억원대 횡령 사고도 발생했다. 

    KB국민은행에서도 올해에만 안양과 대구 등 지역에서 3건의 대출 배임사고가 발생했다. 주로 직원이 실적을 높이기 위해 대출 신청인의 소득을 과다하게 산정하거나 담보가치를 부풀린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사고금액은 488억원에 달했다.

    책무구조도 도입 등 제도개선을 하고 있음에도 금융사고가 끊이질 않자 금융당국 수장들은 은행들을 향한 발언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0일 은행회관에서 가진 은행장들과의 회동에서 "은행은 항상 신뢰의 정점에 있어야 함에도 최근 은행의 신뢰 이슈가 불거지고 있는 만큼, 환골탈태한다는 심정으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우리은행 부당대출 사건을 강하게 비판하고 “이번 사태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면서 “유사한 행태를 보이는 금융회사에 대해 시장에서 발을 못 붙일 정도로 강한 법적 권한을 행사하는 등 엄정한 잣대로 감독 업무에 임해달라”고 각 부서에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