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구입비·원자재 조달 부담↓ 항공·전력주도 상승외화자금 조달, 이자부담 최소화에 금융주 일제히 신고가"원·달러 강세, 달러 약세 수혜주 강세 전망"
  •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 로이터통신
    ▲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 로이터통신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커진 가운데 각종 수혜주가 주목되고 있다. 금리 하락에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일 경우 수혜가 기대되는 항공·금융주들 물론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정유주들도 랠리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 금리 인하 기대감에 중동 갈등 부각에 정유주 강세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한국석유는 전 거래일보다 3.81% 오른 1만8780원에 거래를 마쳤다. 흥구석유도 전날보다 6.91% 뛰어오른 1만6100원에 장을 닫았다. 장중 16% 넘게치솟았던 중앙에너비스는 8.57% 상승한 2만1400원을 기록했다.

    이 외 한국ANKOR유전은 전거래일 대비 2.70% 올랐으며, 신한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6.47%, KB S&P 레버리지 WTI원유 선물 ETN(H)은 6.28% 오르는 등 원유 선물 ETN도 상승세로 마감했다.

    이날 정유주는 잭슨홀 심포지엄 기조연설에서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국제유가가 상승한 점이 긍정적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지난 23일(현지시간)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인 잭슨홀 미팅 연설에서 '비둘기파적'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현재 고용시장은 이전 과열 상태에서 상당히 냉각됐다"며 "정책 제약을 적절히 조정하면 경제가 강력한 고용시장을 유지하며 2%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중동 긴장감이 커진 점도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중동 불안 격화로 공급망 타격 가능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전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근월물인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1.82달러(2.49%) 급등한 배럴당 74.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장 대비 1.80달러(2.33%) 오른 배럴당 79.02달러에 마감했다.

    ▲ 기다린 금리 인하, 소외됐더 항공주 훨훨 날아 

    정유주 뿐만아니라 국내 증시에서 소외됐던 항공주도 다시 존재감을 드러냈다. 금리 하락 자체로도 비행기 도입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줄어들 수 있어 항공주에는 호재로 꼽힌다.

    이날 항공 대장주 대한항공은 전 거래일 대비 2.49% 오른 2만2650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아시아나항공은 3.21% 오른 9960원에 장을 닫았다. 저비용 항공사인 진에어(8.95%), 티웨이항공(7.28%), 에어부산(3.74%) 등도 모두 올랐다.

    ▲ 한국전력·한국가스공사 합산 부채만 250조원 육박, 이자부담 완화 기대감에 강세 

    이 외에도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 등 유틸리티 업종도 뛰었다. 같은 날 한국전력(4.25%), 한국가스공사(3.50%)은 원화 가치가 오르면 원자재 조달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강세 마감했다.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의 지난해 합산 부채가 250조 원에 이르며 이자비용만 6조 원에 육박했다.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일수록 금리 인하와 원화 강세 조합은 주가에 호재로 작용될 수밖에 없다. 

    비슷한 이유로 금융주의 수혜도 이어졌다. 금융주는 외화로 자금을 많이 조달하는 특성이 있어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경우 이자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이날 주요 금융주인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메리츠금융지주, 삼성증권, BNK금융지주, 삼성카드, 코리안리, 한국금융지주우, DB금융투자, 유안타증권우 등은 일제히 연중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은행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며 "현 환율은 6월 말 대비 약 49원 하락한 상황으로, 다른 여건이 동일하다면 현재의 환율만으로도 은행들은 3분기 중 보통주자본비율(CET 1)이 약 15bp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며, 자본비율이 개선되면 주주 환원율 확대가 보다 수월해져 밸류업 모멘텀을 상승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에도 은행주는 원·달러 하락기에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초과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며 "이번에는 환율 하락이 CET 1 비율 개선에 따른 밸류업 모멘텀까지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과거보다 더 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