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증권 지수 한 달간 8% 상승…코스피 하락에도 두각적극적 밸류업 정책 참여·리테일 호실적 영향 금리인하 수혜주로 부각…증권주 강세 지속 전망밸류업 참여 저조·PF 발목 잡힌 중소형주 약세
  • 금융주 내에서도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증권주가 최근 그야말로 이유 있는 상승 중입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들로 구성된 KRX증권지수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27일까지 한 달간 7.72% 올랐는데요. 이 기간 코스피 지수가 0.79% 하락한 것과 비교할 때 상당한 선전입니다. 

    증권주가 강세를 보이는 건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밸류업 수혜주로서 부각된 영향입니다. 밸류업 공시 제도가 시행된 지 3개월 여, 특히나 밸류업 정책 참여가 적극적인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이 기간 증권주들 가운데 가장 상승세가 뚜렷한 종목은 미래에셋증권(15.53%), 키움증권(10.94%)입니다. 밸류업 공시가 이뤄진 증권주로는 이 두 회사가 유일합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2일 수익성 개선을 위한 구체적 목표와 실행계획이 담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회사는 단기 목표로 ROE(자기자본이익률) 10% 이상·주주환원율 35% 이상을, 중장기 목표로 글로벌 사업 세전이익 5000억원 이상 창출은 물론 자사주 1억주 이상 소각을 수립한다고 밝혔습니다. 

    키움증권은 앞서 지난 5월 상장사 1호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습니다. 회사는 3년 중기 목표로 ROE 15% 이상, 주주환원율 30% 이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이상을 제시했습니다. 

    높은 배당 성향을 유지하고 있는 삼성증권(7.13%) 역시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주주환원 정책을 포함한 밸류업 공시를 오는 11월 중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였습니다. 

    올해 3월 13년여 만에 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진행하기로 발표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던 NH투자증권(4.85%)도 강세를 지속 중입니다. 

    증권주 고공행진의 또 다른 배경은 실적입니다.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미래에셋·한투·NH·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 잠정치는 총 3조6828억원으로, 전년(3조175억원) 대비 22% 급증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 집계치인 3조4013억원도 상회한 수준입니다. 

    상반기 주요 증권사들의 호실적엔 주식거래 수수료 증가가 밑거름이 됐는데요.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해외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 증대에 따라 주식 거래가 늘어난 점이 실적을 견인했습니다.

    특히나 리테일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낸 대형 증권사들을 중심으로 주가가 급등한 건 실적 영향으로 보입니다.

    증권주를 견인한 또 한 축은 금리 인하 재료입니다. 대체로 기준 금리의 움직임에 선행하는 시장 금리가 하락하면 증시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이 증가하기 때문인데요. 또한 기업금융(IB) 영업 재개에 따른 수익 증가와 채권평가 손익 개선 효과도 누릴 수 있습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의장의 피벗(정책 전환) 선언으로 시장엔 9월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거래대금 증가 기대감이 증권주의 강세로 이어지는 상황입니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향후 기준금리가 인하를 거듭한다면 시장금리는 더욱 크게 하락할 것이기에 증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증권주 내에서도 옥석 가리기는 필요해 보입니다.

    중소형사는 대형사 대비 밸류업 동참 여력이 부족한데다 리테일 사업 기반이 미흡하고,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여전히 잔존하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이죠.

    실제 최근 한 달간 증권지수를 끌어올린 건 대형사들로, SK증권(-4.90%), 상상인증권(-21.70%), 유진투자증권(-0.83%), 한양증권(-0.13%), 한화투자증권(-2.56%), LS증권(-.093%) 등 중소형사들의 주가는 부진했습니다.

    윤재성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 "증권사 규모별로 실적 개선 수준의 차별화가 나타났다"며 "중소형사의 경우 브릿지론 등 고위험 부동산 PF 익스포저 중심으로 건전성 저하 여부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