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훈·신유빈' 12년만에 올림픽서 혼복 동메달 획득소속단 전폭적 지원에 개인 기부도 실천, 선한영향력 전파"KRX 이적 후 좋은 성적 거둘 수 있어, 소속단원 모두에게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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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의 'KRX탁구단'이 창단 3년차를 맞았다. 침체된 실업스포츠 활성화에 일조하기 위해 솔선수범 창단에 나섰던 만큼 초대 멤버(감독 및 코치진)를 꾸리는데 심혈을 기울였다. 그리고 2022년 '탁구 레전드'로 불리는 유남규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 한국거래소 탁구단의 서막이 열렸다. 탁구는 대표 생활스포츠로 꼽히면서도 아직까지 '비(非)인기스포츠'라는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창단 이후 탁구스포츠의 전반적인 재도약을 위해 선수 육성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2024 파리올림픽'에서 메달리스트를 배출하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편집자 주)올 여름 국민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 올림픽 경기가 있었다. 바로 '임종훈-신유빈' 선수의 탁구 동메달 결정전. 마지막 랠리를 끝내고 동메달이 확정된 순간, 두 선수의 뜨거운 포옹 장면은 탁구 역사에 기리 남을 장면 중 하나로 남게 됐다. 본지는 올림픽 동메달이라는 값진 수확을 거둔 임종훈 한국거래소 소속 선수를 지난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직접 만나고 왔다.임 선수는 지난해 4월 한국거래소로 이적했다. 이적 후 올림픽 훈련기간과 맞물리면서 2년여간 올림픽 준비에 매진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삐약이' 신유빈 선수와 함께 12년 만에 혼합복식 동메달을 목에 걸며 소속단으로 금의환향했다. 한국거래소 입장에서는 창단 3년차에 유일한 올림픽 남자탁구 메달리스트를 배출한 셈이다. 임 선수는 이번 올림픽 성과를 오로지 자신만의 덕으로 여기지 않았다."올림픽 경기 준비는 하는 과정에서 소속단의 지원이 정말 도움이 됐어요.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시합을 많이 나가는 데 숙소는 물론 식사(간식 포함)까지 전폭적으로 지원해 줬어요. 물론 다른 소속단의 지원도 크게 다르진 않겠지만 제가 생각하기에 선수의 컨디션을 최우선으로 생각해 주는 건 저희 만 한 곳이 없지 않을까.(웃음)"한국거래소의 아낌없는 지원에 힘입어 임 선수는 국내외 주요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올해로 '프로 10년차'에 접어든 임 선수는 한국거래소 입단 후 차곡차곡 자신만의 커리어를 쌓았다. 올림픽에 앞서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복식 은메달과 올해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 동메달을 거머줬다.
평소 그의 훈련량은 개인 연습을 포함해 7시간 정도다. 모든 선수가 각자만의 방식으로 기량을 펼치고 있지만 임 선수는 자신만의 훈련 노하우로 '30분 일찍' 키워드를 꼽았다.
"훈련 전 30분 정도 일찍 나와서 서브 연습에 초점을 맞추는 편이에요. 서브를 어떻게 넣느냐에 따라서 점수가 갈리기 때문에 정말 중요하죠. 양궁에서 같은 10점을 쏘아도 과녁 가운데에 맞추는 사람이 이기잖아요. 탁구도 양궁이랑 다르지 않아요. 미세한 서브 차이가 실력을 가르는 중요한 포인트죠. 조금의 차이가 큰 결과를 만드니까요. 결국 연습량과 전략싸움이라고 생각해요." -
꾸준한 성실함이 만든 결과였을까. 그는 귀국하자마자 열린 '제40회 대통령기 전국탁구대회' 단체전에서도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장장 3시간 반이 넘는 대접전 끝에 거둔 승리(스코어 3:2)로 한국거래소의 창단 첫 대통령기 우승이기도 했다. 임 선수는 함께 구슬땀을 흘린 소속단 동료들과 이룬 성과에서인지 겸손한 소회를 밝혔다."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 섰지만 어떤 시합인지 중요하지 않은 경기는 없어요. 그냥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준비할 뿐이죠. 제가 국가대표 생활을 하면서 부득이하게 소속단 선수들과 교류가 적은 부분이 있었지만 항상 응원해 주고 배려해 주는 걸 느끼고 있어요. 국제무대에 홀로 선다는 이유만으로 소속 선후배들의 배려와 희생이 결코 당연하다고 생각하지 않으니까요. 늘 감사한 마음이에요."
이제 임 선수의 꿈은 다음 올림픽 여정으로 향한다. 이번 올림픽 혼합복식 메달로 자신감을 얻은 그는 단식에도 출전하고 싶다는 뜻을 드러냈다. 임 선수에겐 당장 이루고 싶은 소소한 목표도 있다. 바로 '방 꾸미기'다. 청소하는 걸 좋아한다는 그는 올림픽 준비 기간 중 선수촌 생활을 전전하느라 온전한 자신만의 공간을 누리지 못했다. 특히 올림픽 메달 수확으로 이목이 집중됐던 '병역 면제' 혜택까지 받게 되면서 개인 시간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게 됐다."언급하기 다소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이번에 신유빈 선수와 메달을 따게 되면서 또 다른 변화가 생겼죠. 사실 진천선수촌 생활을 하면서 숙소생활은 거의 못했어요. 1년4개월 동안 숙소를 들어온 게 10번도 안 될거에요. 올림픽 끝나고 제대로 된 휴식기를 아직 즐기지 못했는데 이제 숙소 짐 정리도 하면서 개인 공간을 꾸며보고 싶은 작은 목표도 생겼어요."이처럼 자기만의 색깔로 차근차근 목표를 이뤄가고 있는 임종훈 선수. 인터뷰 내내 주위 사람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던 임 선수는 자신도 다음 세대에게 그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실제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취약계층 초·중·고 탁구선수를 위한 장학금·장비 지원 등을 위해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탁구 꿈나무들을 응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선한 영향력을 전달할 수 있는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는 따뜻한 다짐도 잊지 않았다.
"저도 탁구를 하면서 소속단으로부터 많은 지원을 많이 받다 보니 지원이 취약한 어린 친구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열악한 환경에서 운동하는 어린 후배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훈련하고 성장해 나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어요. 탁구의 인기가 예전보다는 높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조금 더 탁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어린 선수들의 역량이 중요하니까요. 앞으로도 기회가 될때마다 제가 받았던 지지와 응원, 저도 후배들에게 그대로 베풀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