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원 투입… 전자·화학 지분 1%p↑“경영권 유지·수익구조 강화 목적”실적 개선시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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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그룹의 지주회사 ㈜LG가 5000억원을 투입, 4년 만에 핵심 계열사 두 곳의 지분을 확보한다. 자회사 지배력을 높이는 동시에 수익성 제고하기 위해서다. 향후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이 개선되는 경우 지주사의 기업가치 개선도 예상된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는 LG전자 주식 보통주 203만4587주와 LG화학 주식 보통주 95만6937주를 내년 3월까지 매입할 예정이다. 지난 28일 종가 기준으로 환산하면 LG전자 2000억원, LG화학 3000억원 규모다. 두 차례에 걸쳐 장내 매수 방식으로 추진하며, 오는 11월 절반을 우선 매입한다. 

    지분 매입을 완료하면 ㈜LG의 LG전자 지분율은 종전 33.67%에서 34.48%로, LG화학 지분율은 33.34%에서 34.23%로 늘어나게 된다. 

    ㈜LG가 계열사 지분 확보에 나선 건 4년 만이며, 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로는 두 번째다. 앞서 ㈜LG는 2020년 900억원 규모(705만주)의 LG유플러스 지분을 매입한 바 있다. ㈜LG는 지분 매집과 관련 “지분 확대를 통한 안정적 경영권 유지 및 수익구조 제고 목적”이라고 배경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LG가 자회사의 실적 둔화에 따라 감소한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한 행보로 보고 있다. 

    ㈜LG는 2분기 개별기준 매출액 6049억원, 영업이익 4759억원을 달성했다. 작년 2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은 18.3%, 영업이익은 22.2% 줄어든 수준이다. 연결 자회사의 실적이 주춤하면서 배당수익과 상표권 수익이 모두 감소한 영향이다. ㈜LG는 순수지주사로 배당과 상표권(브랜드 사용료), 임대수익 등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수익을 낸다. 배당과 상표권은 모두 매출에 연동돼 정해진다. 

    ㈜LG에 따르면 회사는 상반기 배당금 수익 3634억원, 상표권 사용 수익 1706억원, 임대수익 709억원을 냈다. 작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배당금 수익과 상표권 사용 수익은 각각 27%, 3% 감소했고 임대수익은 5% 늘었다. LG화학 등 연결 자회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감소했고, LG에너지솔루션 등 상표권 사용 계열사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다.  

    일례로 LG화학은 2021년 주당 1만2000원이던 주당 배당금을 지난해 3500원까지 줄였다. 지난해 주력사업인 석유화학이 업황악화로 적자를 기록하면서 영업이익이 15% 가량 줄어든 탓이다. 

    수익이 줄면서 ㈜LG가 보유한 현금도 감소했다. 작년 말 별도기준 1830억원이었던 ㈜LG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1092억원으로 40% 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연결기준 현금성 자산이 23.8%나 늘어난 것과 반대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LG전자와 LG화학 지분 확보는 ㈜LG의 수익성을 개선해 줄 수 있는 방법이다. LG전자는 올해부터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배당 성향을 상향하고 반기 배당을 실시 중이다. LG화학도 주력 자회사로 ㈜LG 총 배당금 수익의 약 23%를 차지할 정도로 배당수익 기여도가 높다. 향후 LG전자와 LG화학의 실적이 개선되는 경우 이로 인한 지주사의 기업가치 제고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개선된 수익성은 ㈜LG의 운영자금, 배당금, 신사업 투자 등 재원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LG는 일회성 비경상 이익을 제외한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 순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한다는 정책을 유지 중”이라면서 “매년 1조원 내외의 브랜드 로열티 및 배당 등이 현금 유입되는데 신사업 투자와 더불어 적극적인 주주환원의 재원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