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간 첨단패키징 기술 개발 2744억 투입삼성전자·SK하이닉스·LG화학 등 협력키로취약했던 후공정 분야 기술 개발 가능해져
  • ▲ 반도체 기판ⓒ연합뉴스
    ▲ 반도체 기판ⓒ연합뉴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등 국내 선도 기업들이 반도체 첨단 패키징 생태계 구축에 나선다.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분야에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 주도로 뭉친 것이다.

    1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부터 2031년까지 7년 간 반도체 첨단 패키징 선도 기술 개발 사업에 2744억원을 지원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화학, 하나마이크론, 한미반도체 등 종합반도체기업(IDM)부터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한다.

    패키징 기술은 양산된 반도체를 하나의 상품 안에 배치하는 것으로 성능을 극대화하는 과정이다. 그동안은 반도체 자체 성능 향상에 주력했다면 최근에는 공정 미세화에 한계를 맞닥뜨린데다 다기능·저전력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개별 칩들의 패키징 기술이 핵심으로 부상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기술력은 세계 최고로 평가받지만, 글로벌 패키징 점유율은 5%에 미치지 못한다. 첨단 패키징은 고객사 요구에 따라 맞춤형 서비스가 필요한데, 국내 소부장 기업들은 여기에 맞는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이다. 대만의 경우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력을 TSMC·ASE 같은 대기업에 품질 검증을 받도록 정부 보조금을 지원한다.

    첨단 패키징 시장은 2022년 443억달러에서 2028년 786억달러로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와 파운드리에 이어 첨단 패키징까지 한 번에 발주할 수 있는 '턴키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고단 적층을 통해 차세대 패키징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TSMC는 차세대 패키징 기술 'SoIC'를 통해 애플 AI 반도체 생산에 나섰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소부장 기업들의 기술개발에 필요한 웨이퍼 종류를 파악해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로부터 공급받을 계획이다. 또 기업들의 기술력에 따라 공정 기술 및 테스트 기술을 연계해 글로벌 공급망 진입을 돕는다. 여기에는 칩렛, 재배선 인터포저, 3D 패키징 등 차세대 패키징 기술 확보가 선행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후공정 서비스가 다양화될수록 고객사 확보는 원활해질 것"이라며 "삼성과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팀코리아'로 뭉쳤다는 점에서 의의가 작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