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신한투자증권 현장검사 실시…강도 높은 조사 예고김병환 위원장, 철저한 조사 강조…첫 개별 사고 당부사항 공개신한證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 연기…ETF 운용 손실 여파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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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당국이 상장지수펀드(ETF) 관련 선물 매매 과정에서 1300억 원대 손실을 낸 신한투자증권에 칼을 뽑았다. 

    금융감독원은 신한투자증권에 대한 현장검사를 실시하는 한편,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번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의 철저한 검사·조사를 지시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직원들을 신한투자증권에 파견해 현장검사를 실시했다. 금감원은 신한투자증권의 손실 규모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판단, 손실 과정에서 위법 행위 여부와 내부통제 체계상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한 금감원 고위관계자는 "지금도 사실관계를 따져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흔히 발생하는 사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라며 "정확한 경황에 대해 단단히 따져보고 제재 수준에 대해 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앞서 지난 11일 장내 선물 매매 및 청산에 따라 1300억 원으로 추정되는 손실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공시를 통해 ETF 유동성공급자(LP) 목적에서 벗어난 장내 선물 매매로 1300억 원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신한투자증권은 또한 이를 스왑 거래인 것처럼 허위 등록해 손실 발생 사실을 감췄다. 스왑 거래는 미래 특정 시점 또는 특정 기간을 설정해 금융자산이나 상품 등을 서로 교환하는 것을 뜻한다.

    이 같은 행위는 지난 8월 2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증시가 '블랙먼데이'로 불릴 정도로 폭락한 지난 8월 초 당시 큰 손실이 발생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신한투자증권이 해당 스왑 거래 등록이 허위인 것을 확인한 건 약 두 달 뒤인 이달 10일이었다. 회사는 해당 계약의 실물이 실재하는지 확인하는 과정에서 담당 임직원의 허위 보고를 인지했고, 이를 금융감독 당국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투자증권을 겨냥한 금융당국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번 대규모 손실 사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의 철저한 검사·조사를 지시했다. 김 위원장이 개별 금융사고와 관련한 당부사항을 공개한 것은 취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김 위원장은 간부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각종 횡령, 부정대출 등 금융사고가 지속돼 우려스러운 가운데 최근 신한투자증권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라며 "금감원으로 하여금 이번 사고를 철저히 검사·조사토록 하고 결과에 따라 칠요한 조치를 취해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투자증권은 이번 사태로 인해 당초 이번주로 예정돼 있던 공모 회사채 발행 관련 수요예측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오는 24일 수천억 원 규모의 발행을 예고했었으나, 최근 발생한 금융사고로 회사채 수요예측 일정을 연기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해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더 좋은 금리 상황을 맞추기 위해 수요예측을 연기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