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대 약세…6만전자 회복 사흘 만에 후퇴‘KRX 반도체 Top 15’지수 전 종목 줄하락“ASML발 쇼크에 따른 매물 소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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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 뉴욕증시에서 네덜란드 반도체 설비기업 ASML의 실적 우려에 따른 기술주 부진의 여파로 삼성전자가 6만전자를 회복한 지 사흘 만에 ‘5만전자’로 다시 주저앉았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전 10시 15분 기준 전장(6만1000원)보다 2.13% 하락한 5만9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개장 직후 2.95% 내린 5만9200원으로 출발하면서 5만전자로 주저앉았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각각 969만주, 5765억원이다.

    같은 시간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 15개사가 편입된 ‘KRX 반도체 Top 15’ 지수도 전 거래일(2373.54) 대비 3.43% 하락한 2292.07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지수 구성 종목 모두가 줄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HPSP가 5.08%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으며 ▲리노공업 4.83% ▲한미반도체 4.73% ▲가온칩스 4.63% ▲원익IPS 4.25% ▲SK하이닉스 3.94% ▲주성엔지니어링 3.87% ▲티씨케이 3.66% ▲이오테크닉스 3.59% ▲하나마이크론 3.52% ▲고영 2.12% ▲DB하이텍 1.47% ▲ISC 1.33% ▲LX세미콘 0.78% 등 전반적인 약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주요 반도체주들이 모두 주저앉은 배경은 전일 뉴욕증시에 닥친 ‘ASML 쇼크’ 영향으로 풀이된다. 15일(현지 시각) ASML은 지난 3분기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75억유로(한화 약 1조1500억원), 21억유로(약 3조1200억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었지만, 향후 실적 전망이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서 실망을 샀다.

    ASML은 중국 매출 감소를 예상하며 내년 순매출액이 30~35억유로(약 4조4600~5조20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ASML이 이전에 예상했던 매출과 시장 전망치 358억 유로를 밑도는 수준이다.

    또한 올해 3분기 예약 매출도 26억유로(약 3조8600억원)로 시장 전망치 56억유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에 이어 네덜란드 정부가 지난 9월 ASML의 최신 반도체 장비 2종의 중국 수출을 직접 통제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영향이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인공지능(AI)의 강력한 발전과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다른 시장 부문 회복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며 “현재 경기 회복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느리게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ASML의 주가는 이날 16.26%나 폭락했다. 이 영향으로 엔비디아(4.69%), AMD(5.22%), 브로드컴(3.47%)도 약세장을 연출했으며 반도체 관련 종목들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장(5432.21)보다 5.28% 하락한 5145.21로 마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ASML발 쇼크에 따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 급락의 충격을 피해 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와 바이오가 동반 약세를 보인 만큼 국내 증시에서 반도체와 바이오로 쏠렸던 자금 흐름 변화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 잠정 실적 발표 이후 국내 증시의 실적추정치 하향이 지속되며 전반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약화한 상황”이라며 “ASML 실적 쇼크가 더해지며 매물 소화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