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은행 지수, 일주일 새 3.7% 상승…올해 주가 상승률 상위권트럼프 당선에 한‧미 금융주 기대감…금융 규제 완화 기조 영향국내 금융사 일제히 호실적…연말 다가오면서 배당주 관심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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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가 국내 증시에서 올해 남은 기간 주도 업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이 일제히 호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배당주가 주목받는 연말 시즌에 돌입했다는 점 등에서 금융주가 상승 랠리를 펼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와 은행으로 구성된 KRX은행 지수는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약 일주일 새 3.75% 상승했다. 올해 들어서만 35%가량 상승한 해당 지수는 불확실성을 키우던 미국 대선이 끝나고 재차 상승 기류를 타는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돋보인다. 외국인은 올해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이탈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 주요 금융주들은 앞다퉈 매집하고 있다.

    실제 외국인은 올해 들어 KB금융을 5134억 원가량 사들였다. 같은 기간 개인은 7344억 원어치 순매도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외국인은 이밖에 우리금융지주(7509억 원), BNK금융지주(851억 원), 신한지주(697억 원), JB금융지주(392억 원) 등도 사들였다.

    금융주는 특히 정부가 올해 공을 들이는 밸류업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금융사들의 밸류업 방안에 따른 주주환원 및 주가 상승 기대감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구체적인 기업 가치 제고 계획을 밝힌 27개 밸류업 공시 중에서 7개(우리금융·신한금융·JB금융·KB금융·DGB금융·하나금융·메리츠금융)가 금융지주들이 낸 공시였다. 이는 전 업종 중에서 가장 높은 비중이다. 

    여기에 BNK금융지주, 카카오뱅크, 기업은행 등 나머지 금융사들도 향후 밸류업 계획을 내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그만큼 금융사들이 정부의 밸류업 정책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는 점도 향후 금융주를 향한 기대를 키우는 요소로 분석된다. 1기 트럼프 행정부 시절 높은 이익 성장을 거뒀던 미국 금융주에 대한 기대가 재차 생기면서 국내 금융주도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고관세 정책에 따른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인상이 점쳐지는 가운데 금융 규제 완화로 미국과 국내 금융주가 호재를 입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 임기 동안 높은 성과와 위상을 유지한 업종은 금융뿐"이라며 "트럼프 당선 직후 시장이 기대했던 것처럼 실제로 이익 성장 기대가 유의미하게 상향 조정됐다"라고 말했다.

    안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의 압박으로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계속 이어져도,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 업종 펀더멘털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의 친기업적인 기조는 금융 규제 완화, 기업들의 인수합병 수요 등을 촉진하는 등 금융업종 펀더멘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금융사들의 실적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이밖에 배당주가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연말로 접어들고 있다는 점도 금융주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통상 증시가 연말에 다가서면 배당주가 강세를 보인다. 배당기준일이 연말에 몰려 있어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주식을 미리 사들이는 투자 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을 앞두고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는 구간에서 배당주가 주목받는다"라며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주류가 된 만큼 앞으로도 배당주의 강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트럼프 트레이드 현상에도 불구하고 일부 업종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주도주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은행주의 매력이 크게 줄어들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은행주가 시장대비 크게 초과 상승한 이유가 밸류업 모멘텀이 컸던 측면도 있지만, 은행주 비중을 축소하고 대체 매수할 업종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았던 점도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에 따라 시가총액 비중이 큰 업종 중에서 주도주가 새로 나오지 않는다면 모멘텀 소강상태 하에서도 은행주가 코스피를 초과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판단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