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재산 은닉 체납자 하반기 287억 압류올해 10월까지 재산추적조사로 2조5000억 징수
  • ▲ 세금 낼 돈을 자녀들이 조직적으로 은닉, 자녀 주소지 4곳 동시 합동수색해 현금·계좌 등 총 11억원 징수 ⓒ국세청
    ▲ 세금 낼 돈을 자녀들이 조직적으로 은닉, 자녀 주소지 4곳 동시 합동수색해 현금·계좌 등 총 11억원 징수 ⓒ국세청
    고령자 A씨(92세)는 본인 소유의 토지를 양도하고 특별한 이유 없이 양도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아 수십억원이 체납됐다. 자녀들이 거래를 주도해 은행 채무를 제외한 양도대금 전액을 여러 자녀 명의의 계좌로 분산 이체하거나, 자녀들이 번갈아가며 현금을 인출하는 등 조직적으로 은닉해 강제징수를 회피했다. 이에 국세청은 A씨 자녀 주소지 4곳을 합동 수색한 끝에 김치통과 서랍에 숨겨놓은 현금 및 골드바 등 총 11억원을 징수했고 A씨 자녀와 며느리 등 일가족 7명을 고발 조치했다.

    국세청은 지능적인 수법으로 재산을 은닉하거나 호화 생활을 하는 고액 체납자에 대해 재산추적 조사를 실시해 엄정 대응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재산추적 대상자는 납부 능력이 있음에도 도박 당첨금 등을 은닉한 체납자 216명, 허위 가등기 등으로 특수 관계자에게 재산을 편법 이전한 체납자 81명, 수입 명차 리스 이용 및 고가 사치품 구입 등 호화 생활 체납자 399명 등 총 696명이다.

    재산추적 대상자 중에는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채 경마, 경륜, 슬롯머신 등 사행성 게임에 참여하고, 고액의 당첨금을 수표로 수령하는 수법으로 재산을 숨긴 체납자가 적발됐다. 또 사업 소득 등을 빼돌려 특수 관계자 명의로 해외 보험에 가입해 보험료를 외화 송금하고 보험금으로 재산을 은닉한 사례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들의 금융 조회를 통해 당첨금 사용처를 추적하고, 보험료 해외 송금액의 자금 출처를 확인하며 발행 수표의 지급 정지 및 지급 청구권 압류 등을 추진하고 있다.

    허위 가등기 및 근저당 설정을 이용한 재산 편법 이전 행위도 적발됐다. 이들은 체납 발생 전 특수 관계인과 공모해 허위로 가등기를 설정하고 체납 발생으로 부동산이 압류되자 가등기를 본등기로 전환해 소유권을 특수 관계인에게 이전하는 수법으로 세금을 납부하지 않았다.

    국세청은 이들에 대해서는 명의를 원래대로 회복하기 위한 사해행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또 체납 처분 면탈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체납자 및 관련자를 고발하는 등 엄정하게 조치하고 있다.
  • ▲ 호화사치 생활을 누리고 있는 화장품 제조업 대표 사례 ⓒ국세청
    ▲ 호화사치 생활을 누리고 있는 화장품 제조업 대표 사례 ⓒ국세청
    롤스로이스 등 수입 명차를 직접 리스하거나, 회사 명의로 리스 차량을 이용하는 호화 생활 체납자도 적발됐다. 국세청은 현재 리스 보증금과 월 리스료 자금 출처를 확인하기 위해 금융 조회와 재산 추적 조사를 진행 중이다.

    국세청은 가격이 급등한 비트코인 등 가상 자산으로 재산을 은닉한 체납자에 대해 올해 하반기 287억원을 압류하는 등 대응하고 있다. 유튜버의 슈퍼챗(시청자로 받는 후원금) 등 계속적 수입을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신속히 압류·추심하고, 가상 자산을 친·인척 명의로 이전·은닉한 혐의가 있는 체납자는 가상 자산 추적 프로그램을 활용해 끝까지 추적하고 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에 미술품, 귀금속, 상속 재산 등을 은닉한 고액 체납자를 비롯해 호화 생활 체납자에 대한 기획 분석을 실시했다. 실거주지 탐문 및 수색 등 현장 징수 활동을 한층 강화했다. 이를 통해 올해 10월까지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한 재산 추적 조사로 총 2조5000억원을 현금 징수하거나 채권을 확보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재산 은닉 행위에 신속하게 대응해 고액·상습 체납자의 은닉 재산을 끝까지 추적·징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