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윤석열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해제에 증시 요동외국인 팔자에 코스피 1%대 하락 중…정치 테마주 급등증시 단기 변동 불가피…외국인 셀코리아 가속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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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국회 요구에 따라 해제된 가운데 4일 국내 증시는 증폭된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요동치고 있다. 거래 종목 대부분 '파란불'이 켜졌고,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일부 정치인 테마주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 이탈세를 우려하며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7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1.16% 하락한 2471.16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1.36% 하락한 681.43을 기록 중이다.

    앞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97%, 코스닥은 1.91% 하락 출발한 뒤 일부 낙폭을 줄였다. 

    전날 한국 증시에서 7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시 '팔자'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같은 시각 코스피에서 2343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지난 3일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8월16일(1조2054억원) 이후 석 달 반 만에 최대 규모인 5395억원의 강한 순매수를 보인 바 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1243억원, 1063억원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이날 증시 혼란은 윤 대통령의 지난 3일 밤 10시23분께 비상계엄을 선포한 영향이다.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통한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전해지면서 코스피200 야간선물 급락, 원달러 환율 급등 등 증시 관련 지표들은 급격히 요동쳤다. 이어 4일 오전 1시 국회에서 비상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하자 윤 대통령은 오전 4시 30분경 비상 계엄을 해제했다.

    코스피와 코스닥 종목 대부분이 하락 중이다. 코스피에서는 상승 744종목, 하락 144종목, 코스닥에선 상승 232종목, 하락 1370종목을 기록 중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정치적 지위가 위태로워질 것으로 평가하는 가운데 같은 시각 동신건설(29.90%), 에이텍(29.99%), 오리엔트정공(29.97%), 토탈소프트(29.86%) 등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테마주는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상승했다.

    계엄 선포와 해제에 따라 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궁지에 내몰렸고 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 대표 관련 종목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권후보로 평가받는 김동연 경기도지사 테마주로 꼽히는 PN풍년(7.86%)도 급등하고 있다.

    여권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테마주인 대상홀딩스(13.29%), 대산홀딩스우(23.92%)를 비롯해 오세훈 서울시장 테마주로 분류되는 진양폴리(4.38%), 진양산업(1.43%), 진양화학(1.98%) 등도 강세다.

    한편 원·달러 환율도 이날 외환시장 개장 직후 급등했다. 이날 오전 9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주간거래 종가)보다 15.2원 오른 1418.1원에 상승 출발했다. 

    ◆증시 단기 변동 불가피…외국인 셀코리아 가속화 우려도

    국내 증시가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충격으로 요동치는 가운데 당분간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고유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태라 향후 단기적으로 국내 증시의 변동성 확대를 감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당장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로 환율 등 급변하던 시장이 다소 진정했지만 당분간 국내 정치상황을 우려하는 외국인의 이탈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 8월 이후 4개월간 외국인은 코스피에서만 21조원 넘는 주식을 팔아치웠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함에 따라 '팔자' 기조는 가속화될 수 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상 계엄령 선포 이슈가 빠르게 해소되었다는 점에서 밤사이 한국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는데 한국 정부는 금융 시장 안정화를 위해 대응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단기적으로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주식시장에서 이탈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비상계엄령 이슈가 국내 주식 시장의 펀더멘털 변화 요인이 아니라는 점에서 증시 개장 초반 주가 급락시 매수 대응이 유효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나정환 연구원은 "최상목 부총리는 금융 및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무제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발표했고 한국 은행도 긴급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해 금융 시장 안정화 조치를 논의할 예정"이라며 "주가 하락 시 매수 대응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유동성을 무기한 공급하기로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전부 장관은 이날 오전 7시 서울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개최했다.

    최 부총리는 "당분간 주식·채권·단기자금·외화자금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유동성을 무제한으로 공급하기로 했다"며 "범정부 합동 실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해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필요 시 시장안정을 위한 모든 조치를 신속히 단행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증시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채권·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 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