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노무라 삼전 8.8만→7.2만, SK하이닉스 28만→27만유진, 삼전 8만→7.7만 하이닉스 24만→22만범용 D램 부진에 탄핵이슈, 트럼프 변수까지반도체법도 물 건너가... 52시간 예외 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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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앞다퉈 낮춰잡고 있다. 범용 D램 부진 등 반도체 업황 둔화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국내 정치 불확실성 등이 더해지면서 당분간 반등이 어렵다고 판단한 영향이다. 기대를 모았던 반도체특별법도 사실상 연내 통과가 불투명해지면서 한국 반도체 상황이 시계제로 상황에 놓였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키움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종전 7만5000원에서 7만3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메모리 업황 둔화로 DS부문 내년 실적이 전망치를 하회할 것이란 예상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DR4 저가 판매, 범용 D램 수급 악화 등으로 인해 연말·연초 동안 예상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면서 “미국의 대중국 추가 제재는 중국을 상대로 한 삼성전자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사업에 단기 악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날에는 일본 노무라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 주가를 낮춰 잡았다. 일본 노무라증권은 삼성전자 목표가를 8만8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SK하이닉스 목표가는 28만원에서 27만원으로 조정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8만원에서 7만7000원으로, SK하이닉스의 목표가는 24만원에서 22만원으로 조정했다. 

    뿐만 아니다. 국내 반도체 종목들의 모임인 KRX반도체지수는 전날 직전 거래일 대비 2.92% 하락한 2764.40에 장을 마감했다. 해당 지수는 계엄 사태 이후 2.82% 하락한 상태다.

    범용 D램이 부진한 가운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탄핵 이슈 등이 맞물리며 국내외 불확실성이 증대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 제품 평균 고정 거래가격은 지난달 1.35달러로 집계됐다. 직전 10월과 비교하면 20.59% 폭락해, 올 들어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PC·모바일 수요 부진이 길어지는 가운데 중국 반도체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D램 가격 하락이 발생했다. 중국의 저가 공세 여파가 지속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수요를 유지해 온 선단 제품인 DDR5 가격도 하락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국내 반도체 업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겹악재다. 최근 트럼프 당선인 측은 현재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행정부에서 반도체 기업에 지급하고 있는 보조금 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반도체법을 통해 미국 내 반도체 공장을 보유 및 투자하는 기업들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데, 만약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정책을 폐지하고 보조금 지급을 문제 삼아 계약 취소와 환수 조치 등을 할 경우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의 사업에 큰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다른 반도체 규제를 추진할 가능성도 있어 국내 기업이 추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 불발 여파로 국내 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한 ‘반도체 특별법’의 연내 통과도 불투명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반도체산업에 대한 주52시간제 적용 예외, 직접 보조금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반도체특별법을 당론발의하고 추진해왔다. 그간 52시간제 적용 제외를 두고 여야가 입장차를 줄이지 못했지만 최근 야당에서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며 반도체 지원정책 현실화를 기대하는 시각들이 많았다. 그러나 정국 혼란이 가중되며 논의 자체가 미뤄지는 모습이다.

    지난 8일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합동 성명을 통해 법정 시한을 넘긴 내년도 예산안과 반도체특별법 등 좌초 위기에 놓인 주요 경제 법안들의 조속한 국회 처리를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서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한 반도체특별법 논의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주 주가를 보면 트럼프 당선 이후 하락세가 지속되며 기업 펀더멘털보다 외생 변수를 따라가는 모습”이라면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구체적 정책이 발표나지 않은 가운데 국내도 지도자 공백이라는 초현실적 상황을 맞으면서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 할 것”이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