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 인상中 수요증가 겹쳐 기정사실화LCD 없는 한국, 끌려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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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제조사들이 이르면 이달 말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TV세트 업체들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낡은 가전제품을 새 제품으로 교체할 때 보조금 혜택을 주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에 가전 수요가 급증한 점이 배경으로 지목된다.1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LCD 패널 제조사들은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이르면 이달 말부터 가격 인상을 시작해 내년 1월~2월에는 대부분 가격을 올리는 방안이 유력하다.중국 정부가 내놓은 대규모 이구환신 등 경기 부양책에 따라 TV 수요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이구환신은 중국 정부가 부동산·전기차·가전 등 시장 수요 진작을 위해 시행하고 있는 정책으로, 구형 제품을 신제품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게 골자다.중국 정부는 이구환신 정책을 2009년부터 비정기적으로 시행해 왔는데, 올해는 보조금 예산을 사상 최대 수준으로 잡고 더욱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다. 그 결과 가전제품 매출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올해 8대 가전제품( 냉장고·세탁기·TV 등) 매출은 2019억7000만 위안(한화 약 40조원)으로 집계됐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도 국경절 연휴였던 10월 1일부터 7일까지 중국 내 LCD TV 판매가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수요가 늘다보니 공급도 늘려야 하지만 중국 LCD 패널 제조사들은 공장 가동률을 높이는데 미온적이다. TV용 LCD 패널 공급시장을 사실장 중국이 독점하고 있는 만큼 가격을 하락폭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실제 올해 들어 BOE·CSOT 등 중국 LCD 패널 제조사들은 평균 공장 가동률을 60~70%까지 낮춰 높은 가격을 유지해왔다. 국경절 기간에는 1~2주간 아에 공장을 멈추면서까지 패널 공급 물량을 조절했다. 10월 LCD 패널 출하량은 6572만대로 직전 달 대비 14.7% 줄었다.이에 따라 올해 들어 LCD 패널 가격은 높은 수준을 이어왔다. 2분기에는 직전 분기 대비 15.3% 가량 평균 가격이 오르며 올해 최고치를 찍기도 했다. 다만 이후에는 글로벌 TV 수요 부진으로 가격이 하락세로 전환했다.중국 LCD 패널 제조사들은 내년에도 중국이 이구환신 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TV 패널은 TV 세트 총 생산비용의 약 45~60%를 차지한다. 중국으로부터 LCD 패널을 매입해 TV를 만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고민도 깊어질 수 밖에 없다.올해 양사의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TV·모니터용 디스플레이 패널 매입액으로 5조9019억원을 지출했다. 전년 동기 대비 35.1% 증가한 수준이다. LG전자의 3분기 LCD 모듈 구입비도 3조7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2.4% 늘었다.업계 관계자는 “앞서 이미 몇몇 패널업체들이 가격 인상을 주장했으나 세트업체 들이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를 이유로 들어 반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내년 역대 최대 수준의 보조금을 기반으로 한 이구환신 정책이 시행될 것이란 관측이 많아 중국 TV 수요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