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5억 추가지급 하라" 문주앞 덤프트럭·용역 바리게이트 자재값·인건비 상승에 '원가율 107%'…입주민에 피해전가모아주택·혜림건설 2년째 적자…한아건설 부채비율 634%
  • ▲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출입구가 시공사 측 트럭과 중장비로 막혀 있다. ⓒ연합뉴스
    ▲ 강원 춘천시 학곡리 '모아엘가 비스타' 출입구가 시공사 측 트럭과 중장비로 막혀 있다. ⓒ연합뉴스
    시행사와 시공사간 이권다툼으로 애먼 입주예정자들이 추운 겨울 길거리에 나앉을 위기에 처했다. 시공사인 혜림건설(시공능력평가 90위)이 시행사 엠에스글로벌에 추가공사비 315억원을 요구하며 단지앞을 중장비로 막아섰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모기업을 비롯해 관계사까지 자금경색에 빠지자 혜림건설이 입주민을 볼모로 결국 선을 넘은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혜림건설은 지난 10일부터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일원 '춘천모아엘가비스타' 출입구 앞을 25톤 덤프트럭과 포크레인·경비인력을 동원해 봉쇄, 유치권 행사에 나섰다. 

    지난해말부터 입주가 시작된 해당단지는 총 784가구중 150여가구가 입주를 마친 상태며 내달말까지 600여가구가 추가로 입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 이사를 마친 입주민들도 가구배송 등이 지연되면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 배경에는 공사비 갈등이 있다. 앞서 혜림건설은 "추가공사비 315억원을 지급하라"고 엠에스글로벌에 계약변경을 요구했지만 "자세한 내역이 없다"며 거부 당한 바 있다. 

    이에 춘천시까지 나서 양측의 갈등을 봉합하려 했지만 의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단 혜림건설로선 이번 공사비 증액에 사활이 걸린 모습이다. 모기업인 모아주택산업은 물론 한아건설 등 관계사들도 돈맥경화에 직면해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2023년말 기준 혜림건설 당기순손실은 317억원으로 직전년 91억원 대비 적자폭이 248% 급증했다.

    특히 매출원가율이 107%까지 치솟으면서 공사를 해도 수익이 나지 않는 상황에 놓였다.
  • ▲ 모아주택산업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 모아주택산업 사옥. ⓒ네이버지도 갈무리
    모기업과 관계사들도 재무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다.

    혜림건설 지분 100%를 보유한 모아주택산업은 2023년말 별도기준 당기순손실 147억원을 기록, 직전년 -120억원에 이어 2년연속 적자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단기차입금이 40억원에서 295억원으로 1년새 637% 급증하며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반면 같은기간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102억원에서 75억원으로 줄었다.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마이너스(-) 22억원에서 -405억원으로 적자폭이 급격하게 늘었다.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서있는 모아주택산업은 주택브랜드 '모아엘가'로 알려져 있으며 한동주 회장이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다.

    한 회장 아들인 한대웅씨가 지분 90%를 보유한 한아건설도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2023년말 별도기준 한아건설 단기차입금은 1555억원으로 직전년 618억원대비 151% 급증했다. 

    그 영향으로 부채비율도 502%에서 634%로 뛰었다. 이는 재무건전성 적정기준인 200%이하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3년간 공사비가 가파르게 오른데다 건설사들의 실적 및 재무건전성도 악화돼 증액 요구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면서도 "다만 공사비 갈등이 입주민 피해로 이어질 경우 브랜드 신뢰도에 흠집이 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