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보조금 덕 SSD·스토리지 수요 회복현물가격 소폭 상승에도 "아직 낮은 가격"1분기까진 낸드 시황 큰 폭 개선 어려워마이크론 이어 삼성·SK도 감산 가능성
  • ▲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삼성전자 8세대 V낸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지난해 좀처럼 회복되지 않던 PC와 스마트폰용 메모리 수요가 중국의 '이구환신' 정책으로 되살아날 수 있을지 주목되는 가운데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이 먼저 움직였다. 하지만 당분간은 큰 폭의 시황 개선은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감산 대열에 합류할 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이번주 낸드플래시 현물 가격 하락폭이 완화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512Gb TLC(Triple Level Cell) 웨이퍼 현물 가격은 이번주 0.21% 떨어진 2.430달러에 거래됐다. 64Gb MLC(Multi Level Cell)와 32Gb MLC는 각각 0.2%, 0.9% 오른 가격으로 거래됐다.

    트렌드포스는 낸드 가격 하락세가 완화된 원인으로 PC와 스마트폰 수요가 회복된 점을 꼽았다. 중국 정부가 올해 본격적으로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IT기기 교체 수요에 대해 보조금을 지급하는 정책인 '이구환신' 제도를 도입키로 하면서 메모리를 다시 비축하려는 수요단이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구환신 정책이 본격화되면 중국시장 스마트폰 출하량이 기존 기대 대비 10배 이상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츠는 앞서 올해 중국 스마트폰 출하량 성장률이 1.5%에 불과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지만 이구환신 적용으로 과거 중국 가전시장이 성장한만큼인 12.5% 출하량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낸드의 경우 이처럼 PC와 스마트폰 등 전통적인 범용 메모리 수요가 되살아나는 현상이 어느 때보다 반가운 상황이다. 메모리 시장은 AI(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만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지만 D램 대비 낸드는 기업용 SSD 등 일부 제품을 제외하고는 수혜 범위가 크지 않아 범용 수요처 의존도가 높다.

    다만 이번주 회복세로 돌아선 낸드 가격이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는 점은 여전히 한계로 지목된다. 중국 이구환신으로 회복을 위한 물꼬는 텄지만 적어도 올 1분기까진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AI PC와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아직 크지 않은데다 제조사들도 아직까진 기존 제품에 대한 교체 수요를 중점으로 보고 있지 AI 제품으로 완전한 수요 변화를 꾀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이 같은 업황을 고려해 일찌감치 감산 선언에 나선 곳들도 있다. 대표적인 곳이 낸드 4위 기업인 마이크론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4분기 실적발표에서 낸드 웨이퍼 투입량을 10% 중반 가량 줄인다고 선언했다. 시장에서 수요가 넘치는 HBM(고대역폭메모리) 생산에 집중하고 상대적으로 시황이 좋지 않은 낸드 여력을 줄이는 것으로 분석된다.

    낸드시장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감산 카드를 꺼낼지 고민이 깊다. 마이크론과 마찬가지로 HBM 생산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는 SK하이닉스도 올 상반기 중에 낸드 감산 기조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감산 결정을 서두르지 않는 대표적인 곳이지만 AI 시장 확대에 따른 내부 생산능력 조정의 일환으로 낸드 감산에 우선순위를 둘 확률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