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주 장관 16일 오전 벤처캐피탈·오후 제약바이오 간담회창업·소상공인 등 맞닿아있는 부처 특성 반영외교관 출신, 정책 디테일 중시… 발로 뛰는 장관 자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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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직원들보다 제가 더 혁신적인 면이 있습니다."오영주 중기벤처기업부 장관은 16일 '모태펀드 출자방향 및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 간담회 자리서 국내 증권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 투자/회수 과정에 어려움이 크다는 목소리에 이같이 말했다.오 장관은 "중기부가 모태펀드의 글로벌 마인드, 미래지향적인 부분에서 앞으로 치고 나가는 부분에 대해 모험적인 측면이 필요하다"면서 "앞으로 우리팀에서 관련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 강조했다.올해 중기부는 모태펀드에 총 1조원을 출자해 1조9000억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지원한다. 오 장관은 "중기부는 1조원 규모의 모태펀드 출자사업을 공고해 1월 중 조기 시행할 것"이라며 "벤처투자 시장의 회복을 위해 중기부의 모태투자펀드가 마중물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 했다.◆ 정책키워드는 '현문중답'오 장관은 이날 오후에는 제약바이오 벤처 혁신생태계 간담회를 진행한다. 새해 들어 오 장관의 현장 방문은 이틀에 한 번꼴로 이뤄지고 있다. 지난 2일 경기도 화성시의 수출 중소기업을 방문한 데 이어 7일에는 전남 무안에서 전남상인연합회와 만났고 9일에는 제 1차 소상공인 우문현답 정책협의회를 열었다.올 들어 처음 열린 정책협의회는 오 장관이 가장 공 들이고 있는 소상공인 소통 창구다. 장관 후보자시절 '1호 공약'으로 소상공인 정례협의체 구성을 약속했는데 지난해에는 12차례 회의를 열고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았다.'현문중답'(현장의 문제에 중기부다 답한다)은 오 장관의 업무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정책 입안 단계부터 최종 결정에 이르기까지 현장을 반영하기 위해 발로 뛰는 장관을 자처해 왔다. 작년에도 평균 주 2회 현장을 찾았다.
- ◆ 깊어진 내수침체 → 예산 조기집행오 장관이 새해 현장에 더 집중하는 배경에는 내수침체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다.지난해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크게 오른 데다 폐업비용이 부담돼 신고도 못하는 자영업자도 확산세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7%로 0.15%p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 연체율도 0.65%로 1년새 0.14%p 확대됐다.취약 자영업자의 사정은 연일 악화일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취약자영업자(저소득·저신용 다중채무자)의 대출연체율은 11.55%까지 올라섰다. 한국은행은 전체 자영업자 312만6000명 중 취약차주의 비율은 13.4%로 봤다.중기부가 소상공인 정책자금 집행 '속도전'에 나선 점도 이러한 현장의 어려움이 반영됐다는 평가다.중기부는 3조7000억원에 이르는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이달 중순부터 조기 집행한다. 소상공인의 금융 안정망 강화를 위해 정책자금을 확대하고 이자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는게 대표적이다. 또 소상공인의 채무조정을 위해 회생·파산·워크아웃 등 기간 단축을 위한 '패스트트랙'을 도입하고 폐업절차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점포 철거비를 최대 400만원 지원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 글로벌 · 지방시대 · AI… 기업 지원 이해↑오 장관은 외교관 출신이라는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기업인 출신은 아니지만 기업 지원의 이해가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책 추진 과정서 디테일을 중시하는 꼼꼼한 업무 성향은 외교관 시절 몸에 배인 스타일로 보인다.그는 외교부와 협력해 중소기업의 해외진출도 적극 돕고 있다. 전 세계 주요 재외공관과 함께 '재외공관 중소·벤처기업 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현지 시장 정보 제공 ▲네트워크 구축 ▲법적·행정적 지원에 나섰다.지방도 빼놓지 않고 챙기고 있다. 오 장관은 "지역에서의 성공이 곧 대한민국 경제의 성공"이라는 시각을 갖고 있다. 지방 경제의 잠재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를 중심으로 스타트업과 공공투자 기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뒀다.기업의 미래먹거리인 '인공지능(AI)'도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다. 중기부는 올해 '중소기업 AI 확산법' 제정을 통해 제조현장의 기계 및 설비 이상 감지와 제품 설계 최적화 등에 활용할 수 있는 AI솔루션 보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중기부 산하에 '미래기술대응 지원단'을 신설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AI기술 활용을 촉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