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1100만달러서 작년 371억달러까지 성장 1980년대 중동경제 불황·IMF외환위기 등 위기도2조달러 시대 열려면…투자개발사업 비중 높여야
  • ▲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현대건설
    ▲ 사우디아라비아 우쓰마니아 에탄 회수처리시설 현장. ⓒ현대건설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규모가 371억1000만달러(약 54조원)로 9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해외건설 누적수주금액은 1965년 11월 현대건설의 첫 해외수주이후 59년만에 1조달러를 돌파하면서 반도체, 자동차에 이어 세번째로 누적수주 1조달러을 돌파하게 됐다.

    3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254개 해외건설 기업이 101개국에서 605건(371억1000만달러)을 수주했다. 지난해 연간수주액은 정부가 목표치로 잡았던 400억달러를 넘지는 못했지만 지난 2015년 기록한 461억달러이후 9년만에 가장 많다. 2023년과 비교해선 11.4%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동(184억9000만달러, 49.8%), 아시아(71억1000만달러, 19.2%), 유럽(50억5000만달러, 13.6%) 순이다.

    국가별로는 사우디아라비아(119억달러, 32.1%), 카타르(47억5000만달러, 12.8%), 미국(37억4000만달러, 10.1%) 등이다. 

    국내 건설사의 해외건설시장 진출은 지난 196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대건설은 삼수 끝에 태국 남부 파타니-나라티왓을 연결하는 고속도로 건설공사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이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16개국, 29개 업체와 경쟁했고 이들보다 낮은 522만달러를 써냈다.

    당시 수주를 위해 입찰금액을 낮추다보니 다소 손실을 입었지만 해당 프로젝트에서 수주한 고속도로는 해외건설의 밑거름이 됐다. 

    해외건설 수주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1966년만 해도 해외건설 수주실적은 1100만달러에 불과했고 1972년에는 8315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연간 1억달러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후 1973년 1억7426만달로 급증한 뒤 19774년에는 2억6057만달러를 기록해 1년 만에 2억달러를 넘어섰다. 1975년에는 8억1478만달러로 10억달러에 근접했고 1976년에는 25억달러까지 올라섰다.

    이어 해외건설 수주는 가파른 성장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1981년 136억810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100억달러의 문턱을 넘어섰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중동지역 공사비중이 전체 해외수주액의 80∼90%대를 차지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 ▲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공단. ⓒGS건설
    ▲ 사우디아라비아 파드힐리 가스플랜트 공단. ⓒGS건설
    위기도 있었다. 1980년대 중반 들어 국제유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중동경제가 불황에 빠지자 해외건설 수주는 1984년부터 1995년까지 다시 100억달러 밑으로 감소하는 침체기를 겪었다. 

    아울러 IMF 외환위기가 터진 1998년(41억달러)부터 2004년(75억달러)까지 또한번 주춤하며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후 수주액은 2005년 109억달러, 2006년 165억달러, 2007년 398억달러로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10년 715억7880만달러로 연간 최대 수주실적을 갈아치웠다.

    최근 정부는 해외건설 수주 관련 새로운 도전과제를 내놨다. 누적수주금액 2조달러 달성이다. 이를 위해 투자개발사업 확대에 방점을 찍고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국내기업들이 해외건설 시장에서 전통적인 건설업의 틀을 넘어 도시개발과 철도 등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정부는 이들을 적극 지원해 K도시와 K철도 수출, 투자개발형 사업 등을 통해 해외건설 2조달러 시대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