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모두 증가중국 매출 비중 86%…대중국 수출 규제 주목고수익 포트폴리오 확장…북미 고객사 확보 총력
  • ▲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 센터 전경ⓒ주성엔지니어링
    ▲ 주성엔지니어링 용인 R&D 센터 전경ⓒ주성엔지니어링
    반도체 업황 부진에도 장비 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이 실적 호조를 빚고 있다. SK하이닉스와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을 고객사로 확보해 주력인 원자층증착장비(ALD) 글로벌 경쟁력을 키운 성과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향후 미국의 대중수출 규제 향방을 주목하는 한편, 북미, 대만 등 해외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해 실적 안정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4094억원, 영업이익 943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4%, 223% 증가했다.

    사업부별로는 반도체 매출이 3497억원을 내며 대부분의 비중을 차지했다. 태양광 및 디스플레이 매출은 597억원을 기록했다.

    ALD 전문 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은 SK하이닉스를 최대 고객사로 두고 있다. SK하이닉스가 HBM(고대역폭메모리) 투자를 확대하면 장비 공급 기업인 주성엔지니어링 또한 수혜를 입는 구조다. 

    올해도 SK하이닉스 관련 매출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최근 HBM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에 이어 청주 M15X,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예비 HBM 생산 라인에 CAPEX(시설투자)를 집행한다고 밝혔다.

    최근 국내 반도체 기업을 덮친 중국발 ‘차이나쇼크’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중국 최대 D램 제조업체인 CXMT를 고객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 중국이 반도체 투자를 늘리며 주성엔지니어링의 매출도 늘었고, 지난해 3분기 중국 매출 비중은 86%까지 치솟았다. 최근 중국 AI 딥시크 등장으로 제기된 중국형 HBM 공세가 우려되지 않는 이유다.

    다만 주성엔지니어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제기된 대중국 수출 규제 리스크를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를 현실화하면서 한국 기업들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어서다.

    중국 시장 내 경쟁 심화도 변수도 꼽힌다. 실제 최근 일본, 네덜란드를 일본, 네덜란드를 비롯한 반도체 전공정 장비 기업들은 중국을 핵심 매출처로 보고 있다. 무역안보관리원이 발간한 학술지 ‘트레이드 앤 시큐리티(Trade & Security)’에 의하면 지난 2022년 미국이 대중국 수출통제를 시작한 이후에도 일본 도쿄일렉트론(TEL)의 대중국 매출 비중은 20%에서 45%로 증가했다. 네덜란드 ASML의 중국 매출 비중 역시 2022년 35%에서 지난해 50%로 증가했다.

    주성엔지니어링은 향후 북미, 대만 등 중국 이외의 새로운 해외 매출처를 확보하는 한편, 차세대 ALD 장비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말 자체 개발한 DTC(Deep TrenchCapacitor) 실리콘 캐패시터 ALD 장비를 처음으로 출하해 고객사 납품을 시작했다.

    고영민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성엔지니어링이 확보한 고객사들은 올해에도 전공정 투자를 지속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중화권 고객사향 매출 규모 역시 지난해와 유사한 수준으로 성장할 것이며 그동안 준비해 온 해외 메모리, 비메모리 신규 고객사 4곳에 대한 매출도 반영되며 실적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