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3분기 카드납 비율 4.1% … 손보사 29.9%카드납 지수 '0'인 보험사 무려 7곳 … 한화·교보생명 포함돼업계 "카드납 의무화로 소비자 보험료 부담 커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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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보험료 카드납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업황 악화와 수익성 감소로 인해 생보사들이 수수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카드납 축소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결제 방식 선택의 폭이 더욱 좁아지면서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생보사, 카드납 비율 저조 … 수수료 부담 여전금융권에 따르면 동양생명은 지난달 2일 단기납 종신보험의 카드납부를 중단한 데 이어, 약 일주일 후인 10일부터 종신·중대질병(CI) 보험에 대한 카드납도 중단했다.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 중 카드납이 가능한 곳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그러나 삼성생명 역시 40개 보장성상품에 한해 삼성카드로 결제할 경우에만 카드납을 허용하고 있다.카드납지수는 전체 원수보험료 중 신용카드로 결제된 원수보험료 비율을 뜻한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생보사의 카드납 비율은 4.1%(24조2007억원 중 9826억원)로 전분기보다 0.1%p(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특히 3분기 생보사의 전체 보장성보험 중 카드결제가 가능한 상품 비율은 54.8%에 불과했다. 카드결제 가능상품 지수가 '0'인 생보사도 △한화생명 △교보생명 △KDB생명 △ABL생명 △메트라이프생명 △IBK연금보험 등 7곳에 달했다.반면, 같은 기간 손해보험사의 카드납 비율은 29.9%로 집계됐다. 장기보장성보험의 카드결제 가능상품 지수도 87.9%로 나타났다. 현재 △롯데손보(20.4%) △MG손보(0%)를 제외한 대부분의 손보사는 모든 상품에서 카드납을 허용하고 있다.생보사의 카드납 기피 현상은 보험료 규모가 큰 종신보험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입기간이 길고 보장금액이 커질수록 보험료가 높아지는데 카드결제 시 발생하는 수수료 부담이 생보사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손보사의 경우 주력상품인 자동차보험의 온라인 가입 비중이 높고 보험료를 1년 단위로 결제하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수수료 부담이 적다.업계 관계자는 "카드결제를 허용하면 생보사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가 상당해 카드납이 활성화되지 못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올해도 카드납 축소하는 보험사 증가할 것금융시장 불확실성 증대와 시장 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카드납을 제한하는 보험사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수익성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보험사들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카드납 축소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카드납의 가장 큰 걸림돌은 보험사가 부담해야 하는 수수료다. 업계에 따르면 고객이 카드로 보험료를 결제할 경우 보험사는 카드사에 약 2%대의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이는 보험사의 사업비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일각에서는 카드납 축소는 소비자의 결제 편의성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소비자는 카드 결제를 통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는데, 카드납이 제한될 경우 선택권이 줄어들게 된다.이에 금융감독원은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2018년부터 보험사에 보험료 카드 결제 현황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카드납부 활성화를 추진해 왔다.지난해 6월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험료 카드납부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보험사가 카드납을 거부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그러나 보험사와 카드사 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어서 개정안이 실질적으로 추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차례 카드납 관련 개정안이 발의됐으나, 양 업계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생보사 관계자는 "최근 업계에서 카드납을 중단하는 주요 원인은 높은 수수료 부담 때문"이라며 "카드납을 유지할 경우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