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사 2곳 샘플 전달 … 곧 본격 양산中 서버시장 10% 노린다 … 삼성·SK 겨냥DDR4 이어 DDR5 개발 속도전 … HBM도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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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XMT DDR5 제품 이미지 ⓒCXMT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서버용 DDR5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하기 시작하며 서버 시장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D램 시장에서 점유율 5%로 올라선 CXMT는 일단 중국 내수 서버시장을 점령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11일 글로벌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CXMT는 최근 자국 내 복수의 고객사를 대상으로 서버용 DDR5 샘플을 공급하기 시작했다.CXMT가 샘플 출하를 시작한 DDR5는 16나노미터(nm) 공정을 활용한 16Gb 제품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CXMT가 지난해 DDR5 대량 생산을 시작했고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본격적으로 고객사에 공급하기 위한 전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지난해 말 CXMT가 내놓은 DDR5가 시장에 풀리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성능평가를 진행하고 크게 놀란 바 있다. 반도체 전문 분석기관인 테크인사이츠는 "CXMT의 16nm DDR5 신제품 성능이 SK하이닉스 12nm 제품보다 좋다"고 평하며 "18nm 이후 CXMT가 상당한 기술 진전을 이뤘고 한국과 미국의 글로벌 경쟁사에 훨씬 가까워졌다"고 밝혔다.성능에 이어 양산 능력에서도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진 CXMT는 중국 기업들을 중심으로 일단 내수시장을 장악하는데 1차 목표를 둔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대량 생산에 성공한다면 중국 서버시장의 10%를 점유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그동안 서버용 DDR5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천하였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서버용 시장의 경우 지난해 2분기 기준 한국 메모리 기업들의 점유율이 84%에 달했다. 삼성전자가 40%대 점유율로 줄곧 1위를 지켜오다 최근 들어선 SK하이닉스가 1위에 오르는 등 한국 기업들 간에도 치열하게 경쟁하는 분야가 서버용 D램 시장이다.서버용 D램 시장은 지난 몇 년 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게 더 중요성이 커졌다. PC와 스마트폰 같은 전통적인 IT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상대적으로 수요 성장세가 탄탄한 서버용 시장에 주력하고 있던 상황이다.여기에 중국 메모리 제조사들이 범용 D램 시장을 가격과 물량을 앞세워 파고들기 시작하면서 삼성과 SK는 서버시장에 더 공을 들일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 이제는 중국이 최신 D램인 DDR5를 개발한데 이어 이를 가지고 서버 시장까지 넘보는 것이다.삼성과 SK는 CXMT가 서버 수요가 있는 중국 내 고객사들을 우선적으로 공략하면서 당장 중국 고객사들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최근 중국 AI(인공지능) 스타트업인 '딥시크'의 AI 모델이 공개되면서 중국 내에서도 AI 투자 바람이 불고 있고 서버향 메모리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이 시장을 이미 CXMT에 뺏긴 것이나 다름없다는 한탄도 나온다.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샘플을 전달한다고 해서 고객사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조만간 한국 공급사들을 제치고 자리를 꿰찰 가능성은 충분하다"면서 "중국 메모리사들이 고객사들을 돌며 자사 샘플을 가지고 피드백을 듣고 기존 공급사인 삼성, SK 제품과의 비교를 통해 제품을 더 업그레이드 시켜갈 기회도 노리는 것"이라고 해석했다.중국업체들이 최근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이처럼 속도전에 나서는 상황에 한국 기업들이 경계심을 높일 필요성도 제기된다.CXMT만 봐도 지난해 공격적으로 생산능력(CAPA)을 확장하며 DDR4 물량을 시장에 대거 쏟아냈고 그 영향은 지난해 하반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범용 D램 실적으로까지 이어졌다. 동시에 최신 제품인 DDR5 개발과 양산까지 준비하면서 올해는 범용에 이어 고성능 D램으로까지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더 큰 우려는 HBM(고대역폭메모리)이다. 지금은 SK하이닉스를 선두로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까지 3개 기업만 기술을 확보하고 있지만 중국업체들이 지난해 말부턴 HBM2 생산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이 충격이 DDR4, DDR5에 이어 더 강력하게 삼성과 SK에 전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