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신세계·현대면세점 일제히 영업손실방한 외국인 회복에도 … 큰손 中 단체 관광 회복 더뎌다이궁 결별, 럭셔리 브랜드 추가 오픈 … 경쟁력 확대
  • ▲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모습ⓒ연합뉴스
    ▲ 서울 시내 한 면세점 모습ⓒ연합뉴스
    면세점 업계는 지난해 일제히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우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고환율과 단체 관광객 감소 등 전반적인 업황 악화로 부진한 실적을 피할 수 없었던 한 해였다.

    이에 따라 업계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경쟁적으로 송객 수수료를 인상하며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유치에 집중하던 면세점들이 이제는 이들과의 거래를 중단하는 등 내실 경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라면세점은 지난해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적자전환했다. 호텔신라 면세부문(TR) 매출액은 지난해 3조281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4%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697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면세점을 운영 중인 신세계디에프도 적자 전환했다. 지난해 매출은 2조60억원으로 4.7% 늘었으나 3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공항 매출 부진과 임차료 부담 증가, 부산점 철수에 따른 희망퇴직 비용 등을 반영한 결과다. 

    현대면세점의 매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2.6% 줄어든 9721억원 기록했다. 영업손실은 전년 보다 25억원 개선됐지만 288억원에 달했다. 현대면세점을 운영하는 현대백화점그룹의 실적 상승에 발목을 잡았다. 다음달 실적발표를 앞둔 롯데면세점의 상황도 다르지 않을 전망이다.

    방한 외국인 관광객수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지만 업계의 큰손인 중국 단체 관광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면서 수익성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누적 방한 관광객은 전년 보다 48.4% 증가한 1637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94% 수준을 회복한 수치다.

    지난 12월의 경우 한국을 가장 많이 찾은 국가는 중국으로, 30만7000명이 방문했다. 이어 일본(25만1000명), 대만(11만9000명), 미국(9만6000명), 싱가포르(6만2000명) 순으로 한국을 찾았다.

    중국인 관광객 수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여행 트렌드가 단체 관광에서 개별 관광으로 변화하면서 면세점 업계가 부침을 겪고 있는 것이다.

    업계는 이 같은 어려운 업황 속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을 중심으로 업계는 첫 타개책으로 다이궁 대상 면세품 판매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단체 관광객 감소로 인해 각 사가 다이궁 유치를 위해 송객 수수료를 경쟁적으로 인상해 왔으나 이로 인해 상품 판매 시 마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오히려 손해를 보는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대내외 환경 및 면세 시장 변화에 대응해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면세점들은 경쟁력 있는 브랜드 유치 등 상품기획(MD) 개편을 통해 고객 유입 확대에도 주력한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올해 인천국제공항 내 럭셔리 브랜드를 추가 오픈해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부산점 폐점 등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