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송원 사칭 전화에 위조 실물카드 직접 배송까지국가기관 사칭도 … 날로 교묘해지는 사기 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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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감독원.ⓒ뉴데일리DB
카드배송을 빙자한 보이스피싱 사기 사건이 급증하고 있다. 주로 고령층이 가짜 카드배송으로 시작된 기관 사칭형 수법에 속아 피해 사례가 증가했다.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지난해 12월에만 61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에 금융감독원은 보이스피싱 소비자경보를 주의에서 경고로 상향했다.금감원은 13일 지난해 보이스피싱 피해액은 9월 249억원, 10월 453억원, 11월 614억원, 12월 610억원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금감원은 가짜 카드배송을 빙자한 기관 사칭형 수법이 늘었고 이에 속은 고령층의 고액 피해(2억원 이상) 사례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특히 고액 피해자의 약 80%가 여성이었으며, 60대 여성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서울의 경우 강남3구의 피해액이 서울 전체 피해액의 약 3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카드배송 사칭 수법의 보이스피싱도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종전에는 카드배송 미끼문자를 발송했으나 문자차단 대책 등이 시행됐다. 이에 사기범은 배송원을 사칭해 전화하거나 위조된 실물카드를 직접 배송하러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범행을 시도하고 있다고 금감원은 분석했다.또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고 피해자가 오인하게 만들어 카드사 고객센터로 위장한 사기범의 연락처로 전화하게 유도하는 사례도 포착됐다.이 경우 보안점검, 악성앱 검사, 사고접수 등을 명목으로 원격제어앱 설치를 유도하고 피해자의 휴대폰을 장악하는 사례로도 이어질 수 있다. 종전의 문자 URL을 통한 악성앱 설치 유도가 어려워지자 공식 앱스토어에 등록된 원격제어앱을 다운받게 유도하는 등의 수법도 생겨나고 있다.특히 검찰이나 금감원을 사칭한 정교한 시나리오로 피해자의 심리를 지배하는 보이스피싱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금감원은 경고했다.이에 금감원은 통신사의 AI(인공지능)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또한 카드사 등 금융회사, 금융기관이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는 점과 금감원·검찰 등 국가기관이 직접 자금이체를 절대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도 거듭 강조했다.금감원은 "금융권뿐 아니라 범정부 TF(태스크포스) 등을 통해 관계부처와도 긴밀히 공조해 보이스피싱의 근원적 차단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